[기자수첩] 최순실과 꼼수 인상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지난달 24일 최순실 문건 의혹 보도 이후 최씨와 함께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자들이 수사가 이어졌으며 일부는 구속 됐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4주째 이어졌다. 이 와중에 식음료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이달부터 코카콜라와 환타 2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5%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올해 들어 유가, 원당 등의 급격한 가격 상승, 제조경비 및 판매 관리비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코카콜라의 주요 원자재인 당분류 가격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3.03% 내렸다. 코카콜라를 보틀링하는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코카콜라의 출고가(1.5L 페트)는 2012년 1629원, 2013년 1742원, 2014년 1856원, 2015년 1932원으로 매년 올랐다. 4년동안 인상폭은 24.5%에 달한다.
코카콜라의 가격 인상에 동종업계에서도 가격을 인상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비맥주도 이달부터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mL 기준으로 출고가가 1081.99원에서 1147.00원으로 65.01원(6.01%) 올랐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빈 병 취급수수료 인상 등 전반적인 경영여건을 감안할 때 두 자릿수 이상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으나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민들의 즐겨 마시는 콜라와 맥주의 가격 인상은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28일 가격인상을 발표했다. 코카콜라음료도 지난달 31일 전격적으로 밝혔다. 모두 최순실 사태가 일어난 직후다. 시국이 이런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업체들이 최순실 사태로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사이 이익 극대화에 나섰다고 보여진다.
가격인상을 하지말라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으면 한다.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