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독대 여부를 비중 있게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검찰관계자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근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조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신 회장을 따로 만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과 신 회장의 독대 시점과 대화 내용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올 1월 최씨의 사금고로 이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다. 이후 3월 K스포츠재단이 별도로 하남 체육시설 건립 사업 명목으로 70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하자 5월께 해당금액을 송금했다가 몇일 후 다시 되돌려 받았다.
만일 박 대통령과 신 회장의 독대 시점이 롯데가 1차로 출연금을 내놓고 2차로 70억을 출연한 5월 사이였다면 박 대통령이 롯데가 70억원의 거액을 내놓는데 영향력을 행사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생긴다.
당초 언론에서는 박 대통령과 신 회장의 독대 시점이 롯데가 2차로 70억의 출연금을 내놓기 전인 2월말에서 3월초라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신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면 박 대통령은 '직권남용' 혐의 공범으로 수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안 전 수석과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도 두 재단설립과 대통령 연설문 유출이 "대통령의 지시"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 롯데그룹에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것까지 밝혀질 경우 박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된 최씨와 안 전 수석의 영장 범죄사실에는 롯데에 추가 지원을 강요한 혐의가 들어있다. 또 박 대통령이 3월 중순 안 전 수석에게 롯데의 추가 모금이 잘 되가는지도 보고받고 관련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신 회장을 독대했다고 주장하는 시기에 신 회장은 한국에 없었다는 이유다.
롯데 관계자는 "두 사람(박 대통령, 신 회장)이 독대했다고 하는 시점 신 회장의 일정을 살펴본 결과, 그 시기에 신 회장은 일본과 싱가포르에 있었다"며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이날 오전 해명자료를 통해 "2월말에서 3월초에 신 회장은 해외 출장 중이었다. 그 외 기간의 면담 일정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