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가 30일 영국 런던에서 귀국한 가운데, 독일에서 잠적 중이던 최씨가 영국을 거쳐 입국한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최씨의 귀국시간은 30일 오전 7시35분께다.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출발했으며 브리티시에어웨즈 BA 017기를 이용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30일 도착하는 국내 항공사의 독일 직항기가 있지만 최씨는 굳이 영국을 경유했다. 대한항공을 이용한 프랑크푸르트 발(發) 오늘 오후 1시께 도착하는 항공편도 있으며 아시아나에도 전날 오후 6시 30분 출발하는 직항기가 있었다.
취재진을 의식한 것인지 최씨의 입국 사실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귀국 후 최씨측 변호인의 설명만 있었을 뿐이다.
최씨측은 신변안전을 위해 영국으로 이동한 후 귀국했다는 입장이다. 최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 변호사는 "독일 현지에서 언론 추적이 심해 런던으로 건너간 것"이라며 "너무 큰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으므로 어떤 국민적 불상사가 생길지 아무도 장담 못 한다. 런던에서 도피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씨가 취재진을 피해 영국으로 도피하려 했으나 청와대의 개입으로 급히 귀국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씨가 독일에서 영국으로 이동하고 국내로 입국하는 사이, 최씨의 최측근 고용태씨와 최씨 의혹을 폭로한 이성한 전 미르 사무총장이 검찰 조사를 받고있었으며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에 일괄 사표 제출을 지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검찰이 청와대를 대상으로 압수수색까지 시도한 만큼 의혹 대응을 위한 긴급한 귀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최씨는 지난 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건강상의 문제로 당장의 귀국은 힘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영국으로 이동한 후 30일 귀국한 것이다.
최씨가 해외에 있는 동안 검찰은 지난 26일 최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법무부는 최씨의 국내 송환을 위해 여권 무효화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었다. 영국까지 이동한 최씨가 귀국을 결심한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화여대 입학 특혜, SNS 막말 등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는 아직 유럽 현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변호인 이 변호사는 "필요하면 딸도 귀국해야겠지만 최씨가 와서 해명하면 될 일"이라며 정씨의 귀국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