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이 중요하면 월급도 많이 받는다.'(캐논코리아)
'직무중심 승진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높은 등급 직무에 도전한다.'(DHL코리아)
나이를 먹을 수록, 직급이 올라갈 수록 임금이 상승하는 연공형 임금체계가 아닌 직무·성과중심의 임금체계를 도입해 안착시킨 글로벌 기업들의 면면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6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직무·성과중심 임금체계 사례발표회'를 갖고 관련 제도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했다.
일본에 본사를 둔 캐논코리아. 캐논코리아는 국내 진입 초기엔 임직원 임금이 기본급과 고정상여, 생일휴가비, 선물대, 휴가비 그리고 성과상여로 구성돼 있었다. 여기에 식대와 연차·당직수당이 더해진 구조였다.
그러다 2006년부터 '역할급제'를 도입했다. 사무직과 생산직 전원을 대상으로 한 조치였다. 다만 제도 도입에 앞서 전 사원을 대상으로 수행업무를 평가한 뒤 직급에 맞춰 역할을 부여했다. 또 그 역할에 따라 임금수준이 다르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임금체계가 '기본급+상여기본액+상여개인업적 가산액+중식대·연차·당직수당'으로 바뀌었다.
기본급과 상여기본액은 역할에 따라 차이기 있다. 이는 총 9단계(T-G1-G2-G3-G4-ME-M1-M2-M3) 로 나뉘어진다. 기본급의 경우 각 역할별 밴드 내에서 5단계 인사평가 결과(E-A1-A2-A3-B)에 따라 차등 인상된다. 상여기본액은 역할등급이 커질수록, 역할 밴드 내에서 급여가 높을수록 증가한다. 일을 많이 하는 임직원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도록 한 것이다.
또 상여개인업적 가산액은 역할등급과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지급액이 다르다. 이때 역할등급이 상승할 수록 절대금액 및 총액 비율도 올라간다.
글로벌 물류회사 DHL의 한국 본사인 DHL코리아. 이 회사는 높은 등급의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이 승진도 빠른 직무중심 승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제도 도입 이전에 임직원들 연봉은 '기본급+정기상여+직무수당+중식보조+자격수당+영업활동비'로 각각 이뤄져 있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영업활동비·자격수당·중식보조는 기타수당으로, 나머지는 '기준급×12월'의 기본급으로 묶었다. 기타수당과 기본급이 '고정급'이다. 그런데 고정급 가운데 기본급도 직무등급에 따라 차등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는 성과급(인센티브)즉, '변동급'으로 바꿨다. 변동급 역시 직군 특성에 맞춰 인센티브가 다양한 형태로 변경, 운영된다.
DHL코리아 양대근 성과보상팀 부장은 "승진제도의 경우 원칙적으로 직무 변동 없이 이뤄지지 않도록 운영해 직원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높은 직무등급에 도전해 더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직무에 공석이 발생할 때는 내부공모를 수시로 진행해 대체할 수 있도록 했고, 최소 승진연한도 1년으로 대폭 축소해 성과와 역량에 따라 승진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총 관계자는 "연공서열이 아닌 직무, 성과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주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향후에도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우호적 분위기 조성, 지방거점별 전국순회 임금체계 개편 설명회, 개별기업 컨설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업의 인사·임금체계 개편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