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운·김형준 기자] 정부의 성과연봉제 추진에 반발한 노동계의 추계투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철도노조에 이어 화물연대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물류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여기에 현대차그룹 노조도 추가 파업을 예고해 경제적 손실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손실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화물연대는 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허가제로 운영되는 1.5t 미만 소형 화물차를 사실상 등록제로 완화하는 내용의 '화물운송시장 발전 방안'을 거부하며 1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화물차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1만2319명으로 연 평균 1231명, 하루 평균 3명이 넘는 실정"이라며 "화물노동자들이 지금보다 더 위험한 운송으로 내몰린다면 더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도로법을 개정해 과적을 근절할 것 ▲화물차 수급조절 폐지 시도를 중단하고 화물차 총량을 유지할 것 ▲강제력 있는 표준운임제를 법제화하고 주선료 상한제를 실시할 것 ▲화물차 차주가 차량을 운송사업자 명의로 귀속시키는 '지입제'를 폐지할 것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들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명문없는 파업이라며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화물연대가 운송방해 등 불법집단행동을 강행할 경우 초기부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화물연대의 주장 내용 등을 토대로 지입차주 권리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시행했다"며 "8월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도 업계·차주단체와 50번 이상 만나 협의한 결과물이고 화물연대도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대화를 통해 합의한 사항은 충실히 이행하고 추가 제도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정당성을 확보할 수가 없다"며 "운송을 거부하는 화물운전자에겐 6개월간 유가보조금 지급을 정지할 것이고 불법으로 교통방해나 운송방해를 한다면 운전면허를 정지·취소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일단 해수부, 산업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연안해운 수송 확대 ▲군위탁 컨테이너차량 투입 ▲자가용 화물차의 유상운송 허용 등의 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지난 7월부터 파업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노조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에 맞서 전면 파업 계획을 결의하는 등 강경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그룹 지부지회 대표들은 이날 서울 정동 회의실에서 대표자회의를 열어 고용노동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에 맞선 전면 총파업 계획을 결의했다. 이번 대표자에 참여한 회사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로템, 현대제철, 현대케피코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포함돼 있다. 현대차 노조원 4만4000명을 비롯해 총 노조원 수는 9만8000명에 달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7월19일부터 특근 거부와 24차례에 걸친 파업으로 총 13만1851대의 생산 차질과 2조900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1차 협력업체 380개사도 1조3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약 5000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2·3차 협력업체까지 더하면 손실액은 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3년만에 '긴급조정권'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협력업체 근로자의 생계와 직결된다"며 "파업이 계속되면 긴급조정권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