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4호선이 지진에 무방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안전행정위원회)이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한 결과, 서울 지하철 1~4호선의 36.3%(53.2km)가 내진성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의 내진설계 반영률은 전체 146.8km 중 3.6%인 5.3km에 불과하다. 나머지 141.5km에 내진설계가 미반영 됐다.
내진설계 미반영 구간에 대한 내진성능 평가에 따르면 88.3km(60.1%)는 내진설계 없이도 지진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그 외 53.2km는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돼 내진보강이 필요하다.
호선별로 1호선이 67.3%(9.8km 중 6.7km)로 가장 지진에 취약했다. 이어서 4호선이 35.6%(33km 중 11.7km), 3호선이 27.7%(41.9km 중 11.6km), 2호선이 27.4%(62.1km 중 23.3km)로 뒤를 이었다.
서울시는 지하철 1~4호선이 지진에 취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2020년까지 내진성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는 지진에 특히 취약한 고가철도·교량 및 지하구간에 우선적으로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내진보강이 필요한 53.2km 중 2km만 보강인 완료된 상태다.
서울 지하철 1~4호선 내진보강을 위해서는 향후 5년간 총 1804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관리하는 5~8호선의 경우는 추가적인 내진보강공사가 없어도 문제가 없다는 평을 받았다. 5~8호선의 경우 내진설계 반영비율은 전체의 6.5%(11.17km)에 불과하지만 내진성능 평가에서 전구간이 1등급 판정을 받았다.
진선미 의원은 "매일 300만명이 사용하는 1~4호선이 지진에 취약하다는 것은 한 차례 지진이 대규모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지하철 내진공사 예산을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해 지하철 내진성을 보강해서 지진에도 안전한 지하철로 거듭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