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세종대로 일대 보행활성 기본구상'을 통해 발표한 지하도로 조성 예시도. /서울시
서울 시청 인근인 무교·다동부터 세종대로까지 약 3만1000㎡ 규모의 지하도시가 생긴다.
서울시가 기존에 단절돼 있던 시청역-광화문역 구간에 지하보행로를 새롭게 만들어 연결하고 구역 내 시청, 옛 국세청 별관, 프레스센터 등 5개 대형 건물의 지상까지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 일대 지하·지상의 상업·문화·휴게 공간이 통합적으로 연계되는 입체적 보행환경이 만들어진다.
나아가 종각역-광화문역-시청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5Km가 디귿(ㄷ)자로 연결되는 지하 보행길이 열린다. 이 구간과 이어지는 지상·지하 인프라는 12개의 지하철역과 30개의 대형 빌딩, 시청 등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 TF팀을 구성하고 총괄건축가 자문 등을 거쳐 마련한 이와 같은 내용의 '세종대로 일대 보행활성화 기본구상'을 22일 발표했다.
시는 지하도시를 조성하는 데 민간과의 협력을 핵심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일대 민간 사업자인 프레스센터(서울신문사)와 코오롱·SFC·프리미어플레이스 빌딩(싱가포르 투자청)과 기본 구상안에 협의한 상태다. 추후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그동안 지하 보행로와 건물이 개별적으로 연결되는 경우들은 있었지만 여러 개 대형 건물과 공공인프라가 도시계획적으로 민간협력을 통해 연결되는 것은 처음이다.
시는 지하 보행 네트워크가 강화를 통해 걷기 편한 도시, 상권 활성화, 관광 명소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상에도 세종대로, 청계천, 무교로 등 각 대로의 특성을 고려한 보행환경 개선사업으로 무교·다동 일대를 활성화한다.
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무교·다동 도시환경정비구역에 대한 정비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돕는 대신 건물과 연결된 지하보행통로(길이 400m, 폭 6m 이상)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민간 사업자의 개발이익을 고려한 충분한 공공기여를 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이 지역에는 일본 롯폰기힐즈를 성공으로 이끈 도시관리 방안인 타운매니지먼트와 같은 '서울형 타운매니지먼트'도 시범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초 북미 순방기간 중 미국 뉴욕의 로우라인 랩(Low Line Lab), 캐나다 몬트리올의 언더그라운드 시티 (Underground City) 등 유사사례 현장을 연이어 방문해 서울형 지하도시의 효율적 보행환경과 접목할 방안을 모색한바 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광화문과 시청 일대를 중심으로 한 지하도시 조성 공간은 입체적 보행공간을 만들어 글로벌 명소화 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시민과 관광객이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드는 것은 물론, 이 일대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 건강과 경제와 지구환경을 살리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