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인수합병(M&A)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막이 오르면서 금호아시나그룹이 그룹 재건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20일 공고했다.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생산거점과 판매망을 갖춘 국내 2위, 세계 12위 타이어업체로 채권단 보유지분 예상 매각가는 1조원 규모로 평가된다. 최대한 비싸게 팔려는 채권단과 싼값에 재인수하려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되고 있다.
금호아시나그룹 관계자는 20일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재인수하는 것이 순리"라며 "인수를 위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자문사인 크레디트 스위스 증권(CS)을 통해 보유주식 6636만8844주(지분율 42.01%)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 CS는 60여곳에 달하는 국내외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발송한 후 인수 의지를 갖고 비밀유지확약서를 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1월 초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내년 1월로 예정된 본입찰 후 결정된다.
잠재 투자군으로는 일부 해외 자동차 부품기업 및 타이어업체,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탄탄한 자본력과 글로벌 사업망을 갖춘 해외 전략적 투자자(SI)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뛰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우선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로, 금호타이어의 경우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를 수용하면 우선협상대상자에 앞서 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박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들고 있는 상태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
지난해 7228억원의 가격에 금호산업을 인수한 박 회장이 1조원 안팎에 이르는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할 만한 여력은 부족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타이어까지 되찾아 그룹 재건을 완성하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그룹 차원에서 금호타이어의 매각 입찰에 뛰어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자금을 모으고 응찰자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 때와 달리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조건도 까다로워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돈을 마련해 인수해야 한다"며 "향후 4개월 동안 또 다시 치열한 수 싸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호타이어노조는 회사 매각과 관련해 "누가 회사를 인수하든 조합원들의 고용과 생존권(노조 및 단협승계)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며 "매각 이후 금호타이어의 안정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책임성과 능력 있는 자본을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