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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물류/항공

한진해운 물류대란 일파만파…해운공룡 물량 흡수 시작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발생한 물류대란 사태의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이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을 해소할 자금 지원을 정부와 채권단에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또 국내 중소기업들은 수출 물량을 제 때 운반하지 못해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이를 틈타 외국 선사들은 노선을 확대해 물량 흡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 정부·채권단 지원요청 '거절'…대한항공 마저

법원으로부터 한진해운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DIP 파이낸싱·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 요청을 받은 정부와 채권단이 이를 거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채권단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파산 6부로부터 받은 한진해운에 대한 대출 제공 요청 공문을 검토한 끝에 지원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리고 이를 법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한진그룹과 조양호 회장이 1000억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실행 시기가 불투명한 데다 한진해운을 정상화하는 데는 부족하다며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산은에서 추가 대출을 해 주면 이 자금은 물류난을 해결하고 꼭 필요한 운영자금을 대는 용도로만 사용할 것이며, 최우선 순위 공익 채권에 해당해 회생 절차 중에 우선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은 법원의 설명에도 지원 금액을 온전히 돌려받을 가능성에 의문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도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 자금 지원안을 상정했으나 내부 격론 끝에 통과시키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9일 다시 이사회를 열고 자금 지원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400억원 사재 출연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600억원을 마련, 총 1000억원을 한진해운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600억원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잡아 빌려주는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이었다.

◆혼란 틈타 '해운공룡' 영토 확장

한진해운발 물류 혼란이 벌어진 틈을 타 세계 최대 해운동맹(얼라이언스) '2M'이 미주노선에 신규 서비스를 개설하며 물량 흡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주노선은 한진해운의 주력으로, 국적선사가 침몰하면서 외국선사들이 반사 이익을 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2M을 구성하는 머스크와 MSC가 한진해운 사태로 운송 차질을 빚는 화물을 나르기 위한 새로운 태평양항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머스크는 이달 15일부터 옌톈·상하이·부산·로스앤젤레스(롱비치)를 기항하는 아시아∼미국서안 신규 서비스인 'TP1'을 시작한다.

해당 노선에는 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선박 6척을 투입한다.

MSC도 이달 15일부터 아시아∼캐나다서안 신규 서비스인 '메이플'(Maple)을 개시한다. 5000TEU급 선박 6척을 투입해 부산·상하이·옌톈·프린스루퍼트·부산을 경유하는 노선이다. 이 중 먼저 투입하는 선박 2척은 롱비치로 향하는 운송 수요가 높은 점을 고려해 프린스루퍼트 대신 로스앤젤레스를 기항한다.

2M은 에버그린(대만), 한진해운 등 주요 아시아 선사에 밀려 아시아∼미주노선의 점유율이 다른 노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노선에서 작년 기준 한진해운의 점유율은 7.4%로 머스크(9.3%)와 MSC(7.5%)에 맞먹는다. 2M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사이 신규 선박을 공격적으로 투입, 물량을 흡수해 점유율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수출차질액 규모만 1090억원 넘어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수출차질액 규모가 1억 달러(약 1090억원)를 넘어섰다. 특히 식품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은 통상 유효기간이 3개월인데 중국의 경우 통관과 검사에 3주가 걸려 실제 유통 기간은 2개월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무역협회는 "김 등 식품 분야 6개 기업의 제품이 중국 쪽 한진해운 선박에 선적돼 있는데 유효기간이 짧아 빨리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마케팅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분과 김치 등(계약금 600만 달러)을 싣고 가다가 선박이 억류된 D사의 경우 유통기한이 임박해 제품을 폐기해야 할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국내 중소규모 기업들은 생사의 중대 기로에 서 있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한진해운 운용 컨테이너 120만 TEU중 이미 선적된 화물은 41만 TEU에 달한다. 8281곳의 화주가 짐을 실어 화물가액만 140억달러에 달한다. 업계에선 떠도는 선박에 실은 화물만이라도 항구에 접안해 화물을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제물류협회 차미성 부회장은 "한진해운 배에 화물을 실어날랐던 1000여개의 중소 포워더(운송주선업자)들과 우리에게 짐을 전달했던 중소 수출업자들은 회사의 존폐 위기에 처했다"며 "책임 소재를 떠나 국민이 힘을 모아 한진해운을 건실한 기업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 신고도 눈덩이처럼 불고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전날 피해 신고가 161건으로 전날보다 26.1%(42건) 늘었다고 밝혔다. 피해액은 약 700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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