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대권 도전을 통한 정권교체를 시사했다.
북미를 순방 중인 박 시장은 5일 오후 5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인회관에서 열린 교민·유학생 간담회에서 내년 대선 출마 질문에 대해 "내년 대선이 정말 중요하다. 어지럽고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답"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대선 출마 여부 질문에 그는 "왜 고민이 없겠느냐"며 "더 얘기하면 서울에 있는 신문 1면 톱에 나올 수 있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대선 출마의사는 있지만 아직 밝힐 시기가 아니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시대를 교체하고 미래를 교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는 국내 정치 평과 함께 "한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정권교체가 답이라 생각한다"고 다시 한번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부정하며 실용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남북 간 긴장으로 인한 손해는 우리가 안게 된다"며 "안보뿐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위해서도 풀어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인의 합리성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볼 수 있는 정권이 돼야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박을 말하는데 잘못하면 쪽박을 차게 생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비쳤다.
그는 "어떤 강대국도 분열돼 힘을 합치지 못하면 전쟁에서 질 수밖에 없다"며 "사드 배치가 적절했는지 충분히 논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정치와 경제를 하나로 보고 "시장 실패는 정치 실패이기도 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중 경제성장률을 김대중 전 대통령,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하며 "김대중 대통령 시절 경제성장률이 5%, 노무현 대통령 때는 4.3%였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2.9%에 불과하다"며 여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국내 교육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혁명적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며 "아이들을 획일적으로 강제하지 않고, 좀 더 자율적으로 학습하게 했다면 매년 노벨상 수상자가 1명씩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관련해서는 평등사회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우선 99대 1의 사회 불평등 사회를 시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재벌이 아니라 중소기업, 자영업, 스타트업 등 기업을 살려야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박 시장이 출국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선만남'을 제의한 것이며 현지 교민, 유학생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박 시장의 북미 순방은 이달 12일까지 계속되며 뉴욕·몬트리올·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
이번 북미 순방은 2014년 서울에서 출범한 '2016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2차 회의(캐나다 몬트리올) 참석과 서울시-샌프란시스코시 자매결연 40주년 기념행사와 연계해 계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