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사망설을 최초로 유포한 미국 거주 일베회원 최모씨(30·남)가 지명수배됐다.
25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이 회장이 사망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미국 거주 중인 최모씨를 입건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6월 29일 극우 성향 인터넷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속보] 이건희 전 삼성 회장, 29일 오전 사망'라는 기사형식의 찌라시를 게재했다.
최씨는 지난 2014년 인터넷 언론사 '아시아엔'이 보도한 '이건희 회장 사망' 기사의 캡처화면에서 사망일자와 보도일자만 바꾼 그림파일도 첨부했다.
경찰은 파일 유포 경로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일베의 서버를 압수수색해 최씨가 이 회장의 사망 조작 기사를 처음으로 게시한 것을 확인, 피의자로 지목했다.
최씨는 올해 4~5월에도 이 회장의 사망과 관련된 글을 두 차례 더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합성사진도 다수 게시한 전력이 있다. 일부 이 회장 사망관련 게시글에는 삼성전자의 주가·거래차트 등을 첨부하기도 했다.
최씨는 전화를 통한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글을 작성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기사를 조작한 사실에 대해서는 말을 자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추천을 받아 인기글로 등록되면 관심을 받을 수 었어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측은 최씨가 삼성전자 주가·거래차트 등을 게시한 점을 보아 주식 차익을 노린 계획성 여부와 타 세력 개입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2000년 출국한 이후 군입대도 연기한 채 10여년간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거주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미국 마트에서 시간제 노동을 하고 있다.
최씨가 미국 시민권·영주권은 보유하지 않았으나 외교부 대사관 등에서 불법체류자라는 통보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씨는 경찰의 이메일·전화 조사에 응하며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이었으나 경찰이 출석요구를 하자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경찰은 내주 중 최씨를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