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폴크스바겐 티구안을 구매하려 했던 직장인 김모(36)씨는 고민 끝에 싼타페를 선택했다. 환경부가 인증취소 결정을 내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32개 차종 79개 모델에 티구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아우디·폴크스바겐의 중고차 가격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김씨는 "폴크스바겐이 티구안에 대한 가격 할인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차량을 구입하려고 했지만 주위 시선과 앞으로 AS 등이 문제될 것 같아 성능과 가격이 큰 차이가 없는 싼타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아우디·폴크스바겐이 25일부터 자발적 판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하반기 자동차 내수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폴크스바겐의 판매 중단으로 경쟁 차종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의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사 반사이익 예고
아우디·폴크스바겐의 '디젤 스캔들' 충격 여파로 경쟁 업체들의 판매 상승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상반기 폴크스바겐은 전년 동기 대비 33.1% 판매량이 급감했다. 아우디 역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 대수로는 폴크스바겐과 아우디가 각각 1만2463대, 1만3056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6172대, 1501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스트셀링카 리스트에서도 이들 브랜드는 뒤로 밀리는 추세다. 지난달 베스트셀링카 모델로 BMW 320d(895대)가 올랐으며, 렉서스 ES300h(743대), 벤츠 S350d 4매틱(727대), 아우디 A6 35 TDI(689대),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640대)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남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 '강남 싼타페'라 불리며 상반기 베스트셀링 1위 모델로 자주 이름을 올렸던 티구안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의 대표 모델 티구안의 일부 수요층이 현대차의 SUV 싼타페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구안이 싼타페와 성능과 가격이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 싼타페가 티구안의 대체 차량으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최근 상품성을 보강한 '2017 싼타페'를 출시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BMW와 벤츠 역시 폴크스바겐의 판매 하락으로 수혜를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환경부의 인증취소 대상 모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32개 차종 79개 모델에 포함된 A6 35 TDI는 BMW와 벤츠의 주력 모델인 5시리즈와 E클래스와 경쟁 차종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차 중형 프리미엄 세단 고객층이 BMW와 벤츠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차 시장서도 흔들
중고차 쇼핑몰 SK엔카닷컴은 지난해 10월부터 자사 홈페이지에 등록된 폴크스바겐 브랜드 주요차종들의 연식별 매물 평균 시세 하락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11.9%의 하락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쟁사인 BMW(7.6%), 메르세데스-벤츠(8.5%)에 비해 높은 하락률이다.
특히 폴크스바겐은 2015년식의 평균 시세 하락률이 13.1%로 가장 높게 나타나 연식이 짧은 모델일수록 하락률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차종 중에서는 2015년식 골프 7세대 2.0 TDI 모델이 지난해 10월에 비해 16.11%나 시세가 하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2014년식에서는 2.0 TDI 프리미엄이, 2013년식에서는 뉴 제타 2.0 TDI 모델이 각각 14.28%와 13.19%의 하락폭으로 해당 연식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SK엔카 관계자는 "환경부의 폴크스바겐 인증취소 이후의 시세 변화는 아직 기간이 짧아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