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로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위기를 맞았다.
박동훈 사장은 지난 2005년 폴크스바겐코리아 초대 사장을 맡아 2013년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골프' 등을 흥행시키며 폴크스바겐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덕분에 박동훈 사장에겐 '박동훈 매직'이라는 애칭이 붙기도했다. 그러나 지난 5일 배출가스 조작 논란으로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되면서 발목을 잡혔다. '매직'이 '꼼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배기가스 조작 연루 의혹
박 사장은 폴크스바겐 근무시절 국내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었다. 2012년 폴크스바겐 코리아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폴크스바겐은 그간 디젤 불모지인 한국에서 디젤 바람을 일으키고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실제 박 사장의 노력으로 수입차 브랜드 성장은 물론 디젤 세단을 국내 도입, 보급화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문제는 디젤차량의 배출가스 불법조작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특히 박 사장이 폴크스바겐코리아 판매 사장으로 재임했던 당시 폴크스바겐이 이 같은 문제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단서를 검찰이 확보하면서 논란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기식 부장검사)는 최근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폴크스바겐 독일 본사와 한국 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이에 오간 이메일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지난 6일 발표한 바 있다.
폴크스바겐은 2007년 12월부터 'EA189' 디젤 엔진을 장착한 유로5 차량을 국내에서 판매했고 2011년 환경부로부터 차량의 질소산화물 과다 배출 문제에 대해 지적받았다. 당시 폴크스바겐은 질소산화물 과다 출의 원인과 시정 방법에 대한 제출을 거부했다.
검찰은 이메일 조사 과정에서 당시 폴크스바겐 한국법인이 독일 본사와 환경부 조사 결과에 대한 내용을 문의하고, 본사로부터 이에 대한 답변을 받은 자료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메일에는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소프트웨어로 유해가스 배출량을 조절했음을 암시하는 내용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 5일 박 사장을 소환, 재임 기간 배출가스 조작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박 사장은 "조작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박 전 사장이 독일 본사와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조작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8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키로 했다.
◆르노삼성 이미지 타격 불가피
'박동훈 매직'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명성을 얻은 박 사장은 2013년 르노삼성 영업본부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당시 박 사장은 QM3로 또다시 성공 신화를 일궈내며 '박동훈 매직'을 일으켰다. 그러나 엎친데 덮친격으로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르노삼성의 QM3도 배출가스 논란에 휩싸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경우 최근 QM3가 환경부가 발표한 '질소산화물 인증 기준 초과 차량' 자료에서 국내 완성차 가운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며 "중형세단 SM6 출시 이후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 등 신차 출시로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 보였지만 이번 검찰 조사로 브랜드 이미지 실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르노삼성의 향후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QM3의 판매량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QM3는 2014년 1만8191대에 이어 작년에는 2만4560대가 판매됐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6073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155대가 판매된 것에 비해 40.2%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8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박 사장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르노삼성에 미칠 파장은 일파만파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