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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서울역 노숙인 아빠 우연식 목사

우연식 드림씨티 목사가 노숙인과 상담하고 있다. /손진영 기자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서울역 13번 출구에는 2011년 8월부터 지금까지 365일 24시간 문이 열려있는 '드림씨티 노숙자센터 선교교회'가 있다. 이곳에서 서울역 노숙인들을 보듬으며 함께 생활하는 우연식(53) 목사를 만나봤다.

드림씨티는 우연식 목사가 2011년 4월 세운 선교교회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에서 홈리스 봉사활동을 해 온 그는 국내에서 색다른 시도를 했다.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고 ▲헌금을 걷지 않으며 ▲24시간 운영하고 ▲매일 회계장부를 공개하는 교회 겸 노숙인 센터를 세운 것이다.

얼핏 생각하기엔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 같지만 2011년 1층으로 시작한 시설이 건물 전체를 임대할 정도로 성장했다.

우연식 목사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교회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재정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손해 보는 일을 하는 교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드림씨티에서 매일 아침 6시 나눠주는 빵을 노숙인이 집고 있다. /손진영 기자



◆사회가 교회에 기대하는 역할 고민해야

그는 "교회는 사람을 위로하는 곳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곳이 많다"며 "재정장부를 공개한 점이 사람들에게 믿음을 산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잘 차려입고 교인들끼리 네트워킹을 가지며 교리를 외치기 이전에 사회가 교회에 바라는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시간 운영되는 드림씨티는 세탁, 전화, 팩스, 컴퓨터 이용과 이발, 증명사진 촬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일 아침 6시에 빵을 나눠주고 10시부터 이발 봉사를 한다. 세탁 서비스는 시간에 관계없이 항상 이용할 수 있다.

요일별로 특화된 서비스도 있다. 화요일과 토요일에는 영화를 상영하고 목요일과 토요일은 한방·양방진료를, 토요일 증명사진 서비스 등을 한다. 매일 400~500명이 시설을 찾고 혜택을 받는다.

후원과 지출 내역도 홈페이지에서 매일 공개한다. 드림씨티에 따르면 시설 운영에는 월 1250만원이 든다. 이 안에는 임대료 550만원과 근무자 3명 인건비 300만원도 포함됐다.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외하면 결국 400만원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셈이다.

우연식 목사에 따르면 시설에 들이는 장비는 일부 LED 조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중고품이다. 비용 절감 때문이다.

우 목사는 "돈 벌이가 목적이었다면 이런 일은 하지 못한다"면서도 "중학교 시절부터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돕는 일을 꿈꿔왔기에 즐기며 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드림씨티를 방문한 노숙인들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바둑을 두고 있다. 우연식 목사는 "노숙인에게는 우울증 해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진영 기자



◆'노숙인=교화 대상'으로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건강한 사람은 하루 종일 누워있지 못합니다. 몸과 마음이 아프니까 누워있죠."

그는 노숙인 재활에 대해 "더 나쁜 상황으로 빠지지 않도록 현상유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장 변화를 기대하기보단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우 목사는 "이용자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몇날 며칠을 누워있던 사람이 갑자기 하루 8시간 근무할 수 있겠냐"며 "당장 일자리를 갖길 바라기보다는, 잘 자리가 없는 이에게 잘 곳을 마련해주고 닦을 곳을 마련해주면 된다. 물건을 보관해주고 세탁을 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이다.

그는 "숙식과 세탁 제공하고 치약, 칫솔 등을 주면 노숙인도 기본적인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노숙인이 쓰러져 병원에 간다면 기본검사만 200만원을 들 것이고 이는 세금으로 충당된다"며 "경제논리로 보더라도 노숙인에게 숙식과 함께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이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드림씨티에서는 노숙인 25명이 회원으로 기거하고 있다. 회원 가입 조건은 술을 마시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우 목사는 "회원 가운데 정부 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고 직장을 구한 사람도 있다"며 "우리 사회는 노숙인에게 당장 변화를 요구하기보다 그들이 가진 아픔을 감싸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픔이 치유되면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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