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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박소정의 메트로 밖 예술세계로] (21)고목나무 유리빌딩에 비친 나뭇잎…경복궁역 트윈트리타워, 김인겸의 트윈리브스

경복궁역 트윈트리타워 앞 김인겸의 트윈리브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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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빌딩 만큼이나 기발한 공공미술작품이 있다. 건축가는 갈라진 고목나무 밑둥을 거대한 '쌍둥이 유리빌딩'으로 형상화했다. 그러자 작가는 스테인리스스틸로 땅에 떨어진 나뭇잎을 형상화했다. 빌딩 유리에는 그 나뭇잎이 반사돼 비친다. 그래서 작가는 나뭇잎 하나를 더 만들지 않고도 '쌍둥이 나뭇잎'이라고 작품을 명명했다. 3호선 경복궁역 (6번 출구)과 안국역(6번 출구)사이 경복궁 앞 트윈트리타워(Twin Tree Tower)와 트윈리브스(Twin Leaves)에 대한 이야기다.

경복궁역 트윈트리타워 앞 김인겸의 트윈리브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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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트리타워는 건축가 고 김수근이 설계한 한국일보 사옥 자리에 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완공된 고층 빌딩이다. 고층이라고만 하기에는 빌딩의 부피감이 상당히 묵직하다. 이 빌딩은 우리나라 고목 박달나무 밑동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박달나무를 신성시해 건국신화에서도 단군 왕검이 박달나무 아래서 신시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엄청나게 큰 고목들은 나이가 수백년에 달한다. 빌딩의 묵직함은 이를 표현한 것이다.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 앞에 서려면 그만한 무게함이 필요했으리라.

경복궁역 트윈트리타워 앞 김인겸의 트윈리브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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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유리로 만들어진 건물은 완만한 곡선형으로 유연하게 굽이친다. 건물 표면에는 검정색 돌출된 띠가 외부를 부드럽게 감싸 안고 있다. 실제 나무밑동 처럼 빌딩에 굵직한 홈이 파인 모습도 인상적이다. 이 빌딩에 걸맞는 작품은 무엇일까. 경복궁의 격에 맞추기 위해 건축가가 고심한 만큼 작가의 고민도 깊지 않았을까. 결과물은 나무에서 떨어진듯한 이파리다.

경복궁역 트윈트리타워 앞 김인겸의 트윈리브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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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리브스의 작가인 김인겸은 한국적 조형 요소를 기본으로 기하학적인 형태와 균형미로 자신의 조형적 특성을 구축해온 조각가다. 작가는 20년전인 1997년, 프랑스 파리를 주제로 발표했던 사진집 '파리'에 '골목 드로잉' 시리즈 작업을 선보인 적이 있다. 여기에는 건물과 건물 사이, 건축과 공간성 사이에 대해 깊이 탐미했던 작가의 면모가 드러난다. 트윈리브스에서도 그의 조형적 특징과 공간에 대한 탐색이 잘 반영된 절제와 세련됨의 정수가 엿보인다.

경복궁역 트윈트리타워 앞 김인겸의 트윈리브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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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첫 인상은 다소 아찔하다. 길이 10.7m, 너비 2.4m, 가장 높이 올라간 지점이 8.2m이다. 얇고 긴 나무 잎사귀가 초승달 모양의 형태로 말려져 땅에 떨어뜨려져 있다. 잎사귀의 중앙만 바닥에 살포시 맞닿아 있는, 접촉면이 적어 위태로워 보일 수 있는 물리적 형태에 불구하고, 공중을 향해 반원을 그리며 둥글게 안으로 뻗어져 있는 양쪽 잎사귀의 첨예한 끝이 안정감을 준다. 그리고 그 끝은 아주 조금 비스듬하게 뒤틀려있다.

경복궁역 트윈트리타워 앞 김인겸의 트윈리브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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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사귀 중앙에는 칼질한듯한 절단면이 나있다. 살짝 뒤틀려 있는 잎의 조형미가 돋보이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얇은 두께에는 나누어진 면에 부분적 선택된 녹색의 도색 작업으로 떨어진 잎이 아직 머금고 있는 녹음을 표현했다.

경복궁역 트윈트리타워 앞 김인겸의 트윈리브스. 사진=류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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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뒤편 빌딩 유리에는 똑같은 모양의 나뭇잎이 보인다. 트윈리브스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왜 하나 뿐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관람객들에게는 좁은 시야를 탓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작가는 예술 애호가라면 마음의 여유를 갖추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나보다.

박소정 객원기자.



글 : 큐레이터 박소정 (info@trinityseoul.com)

사진 : 사진작가 류주항 (www.mattry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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