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박인웅 기자]같은 바나나를 원료로 한 제품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초코파이 바나나와 롯데제과 몽쉘 초코&바나나는 편의점 등에 입고되기 무섭게 판매되면서 '제2의 허니버터칩'으로 불린다. 그러나 4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바나나 식품의 원조격인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유제품 소비 감소 여파로 올들어 편의점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 3월 출시된 오리온 '초코파이 정(情) 바나나'는 출시 2개월만에 누적판매량 3000만개를 넘어섰다. 출시와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2030 젊은 세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오리온은 생산라인까지 확대했다. 롯데제과의 '몽쉘 초코&바나나'도 출시 한 달 만에 1500만개가 팔려나갔다. 롯데제과 역시 몽쉘 초코&바나나의 생산량을 늘렸다.
제과업계는 바나나 파이의 인기가 정체된 파이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파이시장은 2013년 2836억원, 2014년 2680억원, 2015년 2622억원으로 약보합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초코파이 바나나와 몽쉘 초코&바나나의 인기에 힘입어 3000억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나나 파이의 인기로 바나나 관련 제품의 출시도 증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초코 시트와 바나나 시트 사이에 바나나 크림을 넣은 '베어브릭 초코바나나케이크'를 내놨고 현대백화점의 컵케이크 전문 브랜드 '매그놀리아'가 신제품 '초코 바나나 푸딩'을 선보였다. 금복주도 칵테일소주 '순한참 모히또 바나나'를 내놨다.
바나나를 넣은 주류의 판매도 순항하고 있다. 국순당이 지난달 선보인 바나나막걸리는 초도물량 120만병이 10여일만에 완판됐다.
이처럼 '바나나=흥행성공'이라는 식품업계의 공식을 비웃기라도 하듯 원조 바나나 제품인 '바나나맛우유'는 고전하고 있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1974년 출시된 이래 가공유 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그러나 몇해 전부터 시작된 우유 소비 감소 영향은 바나나맛우유도 비켜가지 못했다. 단지우유(뚱바)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바나나맛우유는 하루 평균 80만개 이상, 연평균 3억개 판매됐다.
그러나 바나나맛우유의 편의점에서 매출 비중은 크게 줄었다. 바나나맛우유는 지난 2014년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 자리를 하이트진로 참이슬360mL에 내줬다.
뿐만 아니다. 메트로 신문이 편의점 A사에 의뢰해 가공유 매출 비중을 조사한결과에 따르면 올들어 빙그레 바나나우유 매출비중이 15%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1월만해도 18%대의 매출비중을 기록했지만 바나나특수가 이어진 올해는 예년만 못한 성적을 기록중이다. 바나나맛우유의 가공유 매출 비중은 올해 1~2월(17.6%), 3월(15%), 4월(14.1%)까지 매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빙그레 관계자는 "편의점 PB 상품의 영향으로 바나나맛우유 매출 비중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장수브랜드는 젊은 층과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에 옐로우 카페와 광고를 통해 바나나맛우유를 어필하고 있는만큼 매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