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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한국에서 'QVC'가 못 나오는 이유는? "SO 甲질 심각"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연매출 10조6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원.' 미국 최고의 홈쇼핑 업체 'QVC' 성적표다. 영국, 프랑스는 물론 유럽과 북·남미 전역에 발을 뻗친 글로벌 1위 홈쇼핑 기업 QVC가 맥을 못추는 곳이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다. 세계2위 홈쇼핑 대국인 한국에 밀려 철수를 하고 있다. 한국 홈쇼핑 업계가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은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잡고도 글로벌 시장에서 QVC만큼 성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과다한 송출료와 과잉 경쟁을 부추키는 정부에 있다.

◆등골빼는 SO

홈쇼핑업계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방송 준비, 업체섭외, 인프라 구축 등이 아니다. TV홈쇼핑 매출의 12~13%를 차지하는 케이블 방송의 송출료다. 4대 홈쇼핑(CJ오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GS홈쇼핑)이 연간 지불하는 송출료는 각 업체당 약 2100~2400억원 수준이다. 이는 IPTV등을 제외한 스카이라이프와 같은 일반 케이블 TV송출료만 계산한 것이다. CJ오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 1100억원의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송출료만 줄어도 영업이익은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홈쇼핑업계는 SO들이 부르는 데로 금액이 정해지는 송출료 지급 문제에 대해 정부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SO들의 갑질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손대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라며 "대기업 밀어주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SO사업자들은 가상의 시청자까지 만들어 송출료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홈쇼핑업계가 반발해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2015년 송출료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SO측은 원하는 송출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채널을 뒤로 밀어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최근에는 가입자수가 늘어가는 IPTV에 SO의 갑질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

◆터무니 없이 비싼 송출료

A홈쇼핑 관계자는 "동남아나 중국에서는 QVC보다 한국 홈쇼핑이 훨씬 반응이 좋다.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영업이익이 받쳐주지 않아 해외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B홈쇼핑 관계자도 "송출료만 줄어도 고객에게 판매하는 상품 가격이나 중소기업에게 물리는 수수료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며 "외국의 송출료는 5% 수준이다. 우리나라만 기형적으로 높은 송출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나 중국 등지는 정률제 또는 정액제를 사용한다. 정률제의 경우 TV홈쇼핑 매출의 5~10% 수준이다. CJ오쇼핑의 지난해 9개국 해외 매출이 2조인 것을 감안하면 9개국에서 지불하는 송출료는 1000억~2000억원 사이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만 2400억대의 송출료를 지불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 북미나 유럽의 경우도 5~10%의 정률제를 사용한다. 일부는 정률제 수준의 정액제로 지불한다.

천문학적인 송출료 부담은 고객과 중소 납품업체에 고스란히 돌아간다. 실제 상품 판매가의 30% 정도는 각종 수수료다. 이중 상당액이 송출료다. 송출료가 5%대로 내려가면 상품가도 현재가 대비 10%이상 저렴해 진다. 중소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또한 30%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과잉경쟁 부추키는 정부

현재 국내에서 영업하는 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자는 18곳이다. 경쟁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인구 규모로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최근에는 홈앤쇼핑과 아임쇼핑과 같은 준국가기관의 공영홈쇼핑까지 등장해 경쟁이 치열하다. 4대 홈쇼핑 업체의 방송상품 중 70%가 중기제품이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든 홈앤쇼핑과 아임쇼핑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 지난 3년간 홈앤쇼핑이 취급한 중기 제품은 전체 제품의 80% 수준으로 민간업체들과 10%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관계자는 "중기청과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어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영홈쇼핑을 만들었지만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며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홈쇼핑업계에 준국가기관의 홈쇼핑이 추가로 등장해 서로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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