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주변제품 전문 기업 앱코가 출시한 플런저 방식의 키보드 'K360'은 저렴한 가격에 딸깍이는 타이핑 느낌과 완전 방수를 제공한다. /앱코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다양한 키보드 가운데 나에게 가장 적합한 것은 무엇일까. 90년대 후반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되던 시기만 하더라도 키보드는 모두 천편일률적인 모양이었다.
지금도 키보드 외관에는 큰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30만~40만원대 키보드가 있는가 하면 청축, 흑축, 갈축 등 종류도 다양해졌다.
[b]◆멤브레인방식 vs 메커니컬방식[/b]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키보드는 멤브레인 방식이다. 멤브레인 방식은 키를 누르면 그 아래에서 반구형 실리콘인 '러버돔'이 눌리며 키가 입력되고 눌렸던 러버돔이 원상 복구되며 키가 제 위치로 올라온다.
키가 눌리면 키보드 아래에 있는 한 장의 고무패드(멤브레인)에 전기 신호가 입력돼 키가 인식된다. 러버돔을 거쳐 키가 입력되기에 소음이 적고 내구성이 좋으며 가격도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문서작업을 하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키를 깊게 눌러야 해 손의 피로가 크고 입력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사용자는 키를 눌렀다고 생각했지만 러버돔의 탄력으로 인해 키가 충분히 눌리지 않는 것.
멤브레인 방식과 대조되는 것이 메카니컬 방식(기계식)이다. 하나의 고무판에 전기적 자극을 주는 멤브레인 방식과 달리 기계식 키보드는 모든 키에 스위치를 장착했다. 개별 키 스위치에 스프링이 함께 있어 키가 자동으로 올라오며 키를 바닥까지 두드리지 않아도 동작부분까지만 움직이면 인식돼 장시간 사용해도 손가락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기계식 키보드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청축과 갈축, 흑축이 대표적이다. 구분은 각기 키 아래 장착한 슬라이더의 색상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청축은 청색 슬라이더를 사용해 붙여진 이름이다. 키를 누르면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반발감이 느껴져 사용자가 키를 충분히 눌렀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기계식 키보드 가운데 가장 소리가 큰 종류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청축 키보드인 'SKM-2000UB'를 출시한 바 있다. 체리사(社)의 청축키를 사용해 2.2㎜만 눌려도 키가 인식된다. 갈색 슬라이더를 사용하는 갈축은 클릭음을 내는 부위가 없어 청축보다 소리가 작지만 스위치 작동부 형태는 청축과 동일해 동일한 타건감을 제공한다.
검은색 슬라이더를 사용하는 흑축은 소리가 적고 타건감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키보드의 반발감이 적고 쑥 들어가는 느낌이 들기에 멤브레인 방식을 사용하던 사람이 적응하기 가장 쉬운 키보드다. 최근 독일의 부품업체 체리의 슬라이더 특허기간이 만료돼 기계식 키보드의 가격은 더욱 저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기계식 키보드 'SKM-2000UB'는 독일 체리사의 청축 슬라이더를 사용해 키감과 입력속도를 높였다. 기계식 키보드는 키캡을 뽑았을 때 슬라이더가 드러난다. /삼성전자
[b]◆급부상하는 플런저방식과 펜타그래프방식[/b]
최근 대두된 플런저 방식은 멤브레인 방식의 경제성에 기계식의 성능을 추구한 하이브리드 타입이다. 멤브레인의 진화 형태라고도 볼 수 있는 플런저 방식은 키캡 아래에 '플런저'라는 구조물을 넣어 기계식 키보드와 비슷한 외관을 하고 있다.
기계식 키보드와 비슷한 타건음을 내지만 실제로는 멤브레인이 러버돔으로 인해 키가 간혹 눌리지 않는 문제를 해소한 것이 더 큰 특징이다. 십자 형태의 플런저가 러버돔을 균일하게 눌러줘 사용자가 키의 위 또는 옆 부분을 누르더라도 정확히 인식된다.
타건음은 기계식의 갈축과 비슷한 수준이며 멤브레인 기반이기에 가격도 저렴하다. 앱코의 플런저 키보드 'K360'은 3만원 중반의 가격에 완전방수를 제공해 물 속에서도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태블릿PC 시장이 커지면서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도 출시되고 있다. LG전자의 롤리키보드는 펜타그래프 방식을 적용해 2.5㎝ 두께의 막대 형태로 접어 소지할 수 있다. /LG전자
휴대에 특화된 방식도 있다. 주로 노트북 키보드에 사용된 방식인 펜타그래프는 키캡 아래에 서로 교차되는 엑스자 구조물을 받쳐 키의 높이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멤브레인과 기계식 등이 키캡을 빼고 넣기 쉬운 반면, 펜타그래프 방식은 내부 구조물이 망가지기 쉬워 분해가 힘든 편이다.
반면, 작은 부피로 이동에 유리해 포터블 키보드에 활용된다. 돌돌 말아 휴대할 수 있는 LG전자의 롤리키보드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