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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귀향'의 예상 밖 흥행의 의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이 극장가에서 예상 밖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4일 개봉한 '귀향'은 개봉 첫 날 15만5153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개봉 4일째인 27일까지 누적 관객수 75만여 명을 기록하며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할리우드 대작과 스타 배우를 내세운 상업영화와의 경쟁에서 거둔 놀라운 흥행 성적이다.

'귀향'은 제작과정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영화를 연출한 조정래 감독은 2002년 '위안부' 피해자의 후원 시설인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강일출 할머니가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본 뒤 '귀향'의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그러나 완성된 시나리오는 수 년 동안 여러 차례 투자를 받지 못하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귀향'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다시 한 번 제작에 착수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 등 전 세계 각지에서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총 7만5270명이 참여해 순 제작비 중 50%에 달하는 약 12억원을 모았다. 14년의 긴 세월에 걸쳐 마침내 완성된 '귀향'은 민감한 소재로 상영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박스오피스 1위라는 기적 같은 성적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귀향'은 영화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극중 일본인 '위안부' 피해자를 '여성'이 아닌 '소녀'로 바라보는 시선이 아쉬웠다. 일본인 '위안부' 문제는 단지 '순결한 소녀'의 문제가 아닌, 남성 중심의 폭압적인 권력 아래에서 여성에게 자행된 무차별적인 폭력이었기 때문이다. 굿이라는 요소를 차용한 것도 아쉬움 중 하나였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와 공유해야 할 문제를 보편적이지 않은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는 느낌에서였다.

그러나 이런 영화적인 아쉬움과는 별개로 '귀향'의 흥행은 충분히 의미 있어 보인다. 흔히들 '관객은 현실을 잊기 위해 영화를 본다'고 말한다.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영화가 흥행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귀향'의 흥행은 이런 생각이 고정관념에 불과함을 잘 보여준다. 결국 '귀향'의 흥행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일본인 '위안부'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본과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귀향'의 뜻깊은 흥행이 이같은 정부의 결정을 되돌릴 수 있는 의미 있는 행동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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