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편의점 업계가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1인가구와 맞벌이 주부가 증가하고 가족 단위의 식사문화가 사라져 가는 것이 편의점 성장 원인 중 하나다. 편의점 업계의 고성장이 씁쓸하기만 한 이유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는 16조5000억원이라는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29.5%의 신장을 보였다. 같은 기간 청년실업률은 9.5%로 1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교육·훈련을 받지 않으면서도 고용 상태도 아닌 15~29세 청년인 '니트족'은 18.5%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2014년 혼인 건수는 30만5500건으로 2004년(30만8600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청년 실업 문제, 혼인율·출산율 감소를 먼저 겪은 일본의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100조원에 달한다. 편의점 개수도 약 5만2000개다.
'가족'이 사라지는 곳에서 '편의점'이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사회적 고립이 흡연만큼이나 건강에 해롭다고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혼자 먹는 밥'이 흡연보다 해롭다고 여러 매체가 보도했었다.
취업을 하지 못해,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없어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늘어가고 있다. 편의점의 발전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실제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 점주는 "도시락을 3개 이상 구매하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이 1개의 도시락을 구매하며 커플정도만 2개를 구매한다"며 "말 그대로 혼자 집에서 밥 먹는 사람을 위해 준비된 상품이 편의점 도시락"이라고 말했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가족 변화에 따른 결혼·출산행태 변화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수는 1985년 66만1000가구에서 지난해 506만1000가구로 약 7.7배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에는 국내 1인가구수가 762만8000가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1인가구의 비중도 지난해 9.6%에서 2035년 25.0%를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인구 4명중 1명이 혼자 살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에 편의점 업계도 계속해서 출점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국내 편의점 개수는 3만개를 돌파한 상태다.
연애, 결혼, 출산, 집, 인간관계에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20~30대인 'N포세대'가 늘어가고 있는 대한민국. 편의점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