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이 해가 갈수록 덩치가 커지고 있다. 한 때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30대 젊은 층들부터 50대 이상의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수입차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차 증가추세에 비해 공급업체들의 서비스나 품질관리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입차 20만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연속으로 짚어본다.
수입차 시장은 첫 국내시장 진출 이후 10년만인 1996년 1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그로부터 5년 뒤인 2011년에는 10만대 벽을 깼다. 이후 2013년에는 15만대를, 2014년에는 19만대를 돌파하더니 2015년에는 20만대를 넘어섰다.
이처럼 국내 수입차 판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양적 팽장에 비해 질적 수준이 따라오지 못해 불만을 표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산 자동차업체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서비스센터를 비롯해 부담스러운 부품가격 및 간헐적으로 제기되는 리콜에 결함 등의 문제로 수입차 업체들과 소비자들 간의 마찰이 급증하고 있다.
◆수입차 등록대수 역대 최고
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국내 판매는 24만3900대로 전년보다 무려 24.2% 증가했다. 강남 쏘나타로 군림하는 BMW 520d와 국민 SUV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티구안 등이 판매 성장을 이끌었다.
수입차들은 전반적으로 국산차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입차의 벽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10년 전인 2005년 연간 수입차 등록대수는 3만901대에 그쳤다. 그러나 불과 6년 뒤인 2011년에는 10만5037대로 '10만대의 벽'을 깼다. 4년 만에 시장이 2배로 커진 셈이다.
이처럼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브랜드마다 시장 공략을 위해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국산차·수입차 모두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 도입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수입차 증가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많이 팔린 만큼 논란도
수입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논란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BMW 520d가 도로 위에서 주행중 화재가 발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폴크스바겐은 세계적인 스캔들로까지 번진 '디젤 게이트'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운전자들은 폴크스바겐을 상대로 미국서 집단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서 수입차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차량에 발생하는 잡음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20만 시대를 열자마자 리콜 댓수도 연간 20만대를 넘어섰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리콜된 수입차는 418차종 23만7184대다. 이는 2014년 리콜 댓수 총 14만7178대에서 이미 42% 이상 늘어난 것이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BMW코리가가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가 2위, 포드, 크라이슬러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질적 성장은 제자리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서 20만시대를 돌파하며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소비자에 대한 질적 개선에 대해선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의 AS센터나 대응이 늘어난 물량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성능이나 안전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서비스 센터를 찾지만 이를 해결해줄 정비소가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의 수리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AS 문제는 수입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심지어 비싼 수리비는 '보험사기'라는 또 다른 부작용마저 낳고 있는 실정이다.
아우디는 지난해 서비스센터 15곳을 확충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딜러사 폐업으로 인해 오히려 그 수가 줄어들었다. 각각 8곳, 11곳, 10곳을 목표로 내세웠던 폴크스바겐, 벤츠, BMW의 '약속'도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수입차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지방에서는 서비스센터를 찾기 힘들 정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이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할 숙제는 서비스센터 확충"이라며 "전국적으로 판매량은 늘고 있지만 서비스센터가 늘어나지 않으면 믿음은 한순간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서비스 센터 확충을 위한 투자는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