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PB짬뽕라면 2종을 출시하고 짬뽕라면 전쟁에 가세했다./홈플러스
매서운 추위로 얼큰한 짬뽕이 인기를 얻고 있다. 중식당의 이야기가 아니다.
라면시장에서 짬뽕이 새역사를 쓰고 있다. 라면판매량 순위에서 부동의 1위인 신라면을 밀어내고 1, 2위에 오른 라면이 모두 짬뽕라면이다. 홈플러스가 12월부터 1월까지 집계한 라면 판매 순위에서 오뚜기 진짬뽕은 판매량 1위에 올랐다. 2위는 농심의 맛짬뽕이다.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짬뽕 라면은 팔도의 불짬뽕을 포함하면 3개다. 짬뽕라면의 돌풍은 응답하라 1988의 열기마저 잠재웠다. 농심 얼큰한 너구리는 혜리 스티커 한정 너구리를 선보이며 응팔 인기몰이에 나섰지만 12~1월 판매순위에서 9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너구리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늘 중위권 순위를 유지해왔던 제품이다. 너구리의 점유율 하락은 짬뽕라면의 영향이 크다. 너구리는 오뚜기 오동통면과 함께 시판되는 라면 중 면발이 가장 두껍다. 최근 등장한 두툼한 면발의 짬뽕라면과 유사성이 있는 것. 때문에 너구리 마니아층의 일부가 진짬뽕과 맛짬뽕으로 이탈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짬뽕라면의 신화를 쓴 오뚜기 진짬뽕은 이미 누적판매 4000만개를 넘어섰고 이번 주중 5000만개 돌파를 예상되고 있다.
◆하얀국물 외면한 농심도 가세
짬뽕라면은 굵은 면발과 풍성한 건더기, 액상수프에 불맛이 더해져 이전까지 볼 수 없던 라면으로 주목받고 있다. 면 또한 기존 라면제품이 유탕면이었던 것과 달리 건면을 고집해 탱탱한 면발을 구현했다.
현재 짬뽕라면은 오뚜기 진짬뽕을 시작으로 농심 맛짬뽕, 팔도 불짬뽕, 삼양 갓짬뽕 등 라면제조사 4개사가 모두 제품을 내놨다. 2011년 하얀국물 열풍 당시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이 관련제품을 내놓지 않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농심은 철저한 미식테스트를 통해 제품을 출시한다. 시장성을 미리 검증하고 제품을 내놓는데 하얀국물 라면이 등장했을 때도 관련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던 배경도 미식테스트에서 롱런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가사키짬뽕, 꼬꼬면, 기스면으로 대표되는 하얀국물라면은 몇년전부터 라면판매 순위 상위권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나 짬뽕라면은 오뚜기의 진짬뽕이 출시된지 얼마 안돼 맛짬뽕을 내놓으며 출시를 서둘렀다. 그만큼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홈플러스도 짬뽕에 도전장
짬뽕라면이 인기를 끌자 대형마트도 짬뽕전쟁에 뛰어들었다. 홈플러스는 유명 맛집과 연계한 'PB 짬뽕라면' 2종을 출시하며 짬뽕라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새롭게 선보이는 상품은 '홈플러스 뽕신 마뽕 큰컵', '홈플러스 55번지 오짬 큰컵'으로 개당 1200원(365플러스 1500원)에 28일부터 판매한다. 이 제품은 퓨전짬뽕의 원조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뽕신'의 1위 메뉴인 마뽕라면, 전국 4대 라면 맛집으로 알려진 '삼청동 55번지'의 1위 메뉴 오짬라면을 컵라면으로 개발해 출시한 것이다.
홈플러스 신혁 라면개발 담당 차장은 "최근 짜장, 짬뽕과 같은 중화풍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며 라면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6개월 간의 노력으로 탄생한 PB 짬뽕라면을 자신있게 선보인다"며 "각종 쿡방, 먹방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맛집 라면을 이제 간편하고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사상최대 점유율 경신
오뚜기는 진짬뽕의 선전으로 라면시장 점유율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라면업계 2위 오뚜기는 '진짬뽕' 돌풍에 힘입어 지난달 시장점유율이 24.5%까지 치솟았다.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오뚜기는 3, 4위인 삼양식품(10.5%)과 팔도(6.6%) 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높은 24.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농심은 55.8% 로 나가사키짬뽕이 1위에 올랐던 2011년 월간 점유율보다 3%포인트 가량 점유율이 낮아졌다. 농심은 60% 이상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왔으며 월간으로는 70% 이상까지 점유율을 높였던 사례도 있다. 50%대 중반 점유율은 201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한편 짬뽕 라면의 열풍은 라면시장까지 성장시킬 전망이다. 농심은 올해 라면시장이 지난해보다 1.6% 성장한 2조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면 시장은 2013년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으나 이후 시장규모가 축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