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 직장인 김호구 씨(40)는 친구들과 최근 한 여행사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베트남 골프 여행 상품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경쟁 업체보다 10%가량 저렴한 가격이라 별다른 고민없이 구입했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하니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카트와 캐디비용 등을 별도로 내야 했다. 결국 경쟁 업체와 가격적으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불편함만 증가한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국내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인해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특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흥행몰이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상품 판매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고 무턱대고 구입했다간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지난주 제주항공권 티켓을 7000원대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던 제주항공의 상품도 비슷하다. 부치는 짐 없이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에게 최적화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번 특가 상품과 관련해 제주항공 홈페이지에는 ▲찜 특가는 초특가 프로모션 운임으로 국내, 국제 모두 무료 위탁수하물 0㎏ 적용 ▲기내 휴대 수하물 기준에 부합하는 크기의 10㎏ 이하 등으로 안내돼 있다.
즉 골프를 치거나 여행에서 필요한 물건을 캐리어에 넣어 여행을 떠날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현재 제주항공은 국내 추가 수하물의 경우 1㎏ 당 2000원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골프여행을 위해 상품을 구입하면 항공권보다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 드라이버와 우드, 아이언 등 골프클럽 풀세트를 준비할 경우 최소 6㎏이상 무게가 발생한다. 즉 자신의 클럽을 챙겨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최소 1만2000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앞서 제주항공은 13일 오후 5시부터 10일간 국내선 항공권을 편도 역대 최저가인 7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이로 인해 이틀 사이 12만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고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일부 항공권을 예약하고도 결제하지 못한 회원들까지 속출했다.
이로 인해 제주항공은 다음날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국내선과 국제선 전 노선의 동시오픈을 잠정중단하고 노선별로 순차적인 프로모션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우선 청주와 대구, 부산발 제주행 국내선 프모모션을 우선 재개하고 이후 다른 노선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재공지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