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주요국 정책 스케줄 자료=IBK투자증권, 블룸버그
지난 2010년 12월 14일 코스피가 2009.05를 기록하며 2000선을 넘어섰다. 2007년 10월 반짝 2000선을 웃 돈 이후 3년여 만이었다. 시장 안팎에서는 "2~3년 내 주가 3000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축포를 터뜨렸다. 이후 지금까지 코스피는 2000선에서 맴돌며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왔다.
증권가는 2016년 주가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맴돌면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등으로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미금리 인상 등 곳곳에 복병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국내 10대 증권사의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등락범위)는 하단이 평균 1849, 상단이 평균 2223이다.
대신증권과 KDB대우증권은 1700선을 하단으로 제시했다. 이에 비해 메리츠종금증권은 하단을 1950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과 KDB대우증권은 밴드 상단도 2150으로 가장 낮게 제시했다. 밴드 상단을 상대적으로 높게 예상한 곳은 신한금융투자(2350), 메리츠종금증권(2300) 등이다.
시장의 흐름에 대해선 '상고하저'(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와 '상저하고'(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상고하저'를 예상하는 이유로는 글로벌 경제의 하방 위험,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 미국 대통령 선거 등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이 꼽힌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G2 리스크(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불안)와 계속된 신흥국 경기침체 환경은 2016년 한국 매크로 환경의 부정요인이다"면서 "특히, 8할이 수출주로 구성된 국내증시 특성상 글로벌 매크로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수출 부진을 경유해 기업실적 및 증시 불확실성으로 파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개선될 경우 경기 모멘텀은 다소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상대적인 낙관론도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리먼 사태 이후 가장 부진했던 신흥국 수입 수요가 가시적인 회복을 기록할 수 있고, 원자재 가격의 바닥권 탈출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오히려 하반기에 경기 둔화가 진정되고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증시가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4분기는 선진국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하고 2·4분기부터 점진적 상승세를 재개할 것"이라며 "원화 약세 효과가 배가되고 신흥국 경기 상황이 안정을 찾으면서 한국 시장의 투자 매력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권 시장 저금리 지속전망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올해 국내 채권시장의 저금리 기조가 전망된다.
무엇보다 국내 경제의 저물가·저성장 추세가 반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연 1.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이유도 여기 있다.
물론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국내 금리는 상승 압박을 받을 여지가 있다.
이슬비 교보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향후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이전까지는 국내 펀더멘털(기초여건)과 통화정책을 더욱 크게 반영하는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둔화 양상의 장기화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 유럽중앙은행(ECB), 중국 인민은행, 일본은행의 통화 완화정책에 한은도 동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연준이 점진적 금리 인상 방침을 강조하고, 만기 도래 채권은 연장하기로 한 점도 한은의 금리 인상을 억제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에서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연구원 "상반기까지 시장금리는 점점 하락하다가 6월 전후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폭 오를 것"이라며 "다시 10월까지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서 연말에 다시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KB투자증권은 올해 국고채 3년 금리는 1.60~2.00% 에서 형성될 것이며 평균은 올해와 비슷한 1.80%내외로 전망했다.
한편 국고채 발행 규모와 순발행 규모는 각각 110조4000억원, 46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다. /김문호 기자 km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