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7일 부모를 10년간 모시고 살면 주택 상속 공제율을 현 제도의 2배까지 늘려주겠다고 발표해 '리터루족(族)'이 대거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터루족은 '리턴'+'캥거루족'이 합쳐진 신조어다. 결혼한 자녀가 전셋값 폭등에 버티기가 힘들어 시댁이든 처가든 부모 집으로 다시 돌아와 산다는 뜻이다. 올해에도 전셋값 고공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11.9% 올랐다. 서울은 3.3㎡당 평균 전셋값이 지난해 1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올해 1200만원대까지 돌파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전국 72.7%로 70%를 넘어섰다. 1%대 저금리 기조가 1년 내내 이어지면서 전세보증금으로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 공급이 줄어들었다.
지난 11월 누계기준 월세 거래 비중은 44.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1가구당 평균 부채는 6181만원으로 1년 전보다 2.2% 늘었다. 월세와 이자 부담은 늘어 20~30대 청년층 뿐만 아니라 부모세대까지 경제적 독립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추세다. 젊은 부부로서는 열심히 벌어 은행대출 이자 갚다가 중년에 이를 게 뻔하다는 게 어르신들의 중론이다. 대부분의 젊은 부부들이 부모의 지원 없이는 전셋집 마련과 자녀 교육이 불가능한 '하우스푸어 & 에듀푸어'로 전락할 것이며 부모 세대 역시 자녀 뒷바라지로 결국 하우스푸어가 될 것이라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짊어진 이같은 불행은 가족불화로 이어진다. 지난 8월 서울가정법원이 집계한 상속재산분할 사건 통계에 따르면 2011년 연간 154건에서 2012년 183건, 2013년 200건, 2014년 266건으로 매년 20∼30% 증가했다. 올해는 7월까지 170여 건이나 접수됐다. 전세와 월세라는 주택문제가 주택문제로 끝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빈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통적인 가족과 혈연의 가치보다 돈을 더 중시하는 풍조가 강해지면서 '효도계약을 깬 아들은 상속재산을 반환하라'는 씁쓸한 판결도 나오고 있다. 내년에는 또 어떤 방식으로 전월세 '곡(哭)소리'가 사회에 퍼질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