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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새벽을 여는 사람들]또 한명의 '산타' 현대택배 티몬담당 김연국 씨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12월 25일 새벽 6시 아직 어두운 시간이지만 48세 김연국 씨는 채비를 마치고 집을 나선다. 오늘도 그의 방문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 씨는 현대로지스틱스 소속 티몬 '슈퍼마트' 상품 전담 택배기사다. 8시가 못된 시간 회사에 도착한 김 씨는 서둘러 자신이 배달해야하는 택배들을 분류하기 시작한다. 뒤늦게 도착한 동료 기사들이 김 씨에게 인사를 하며 농담을 건낸다. 48세 나이에 새롭게 시작 택배 기사, 이제 4개월 남짓 됐지만 동생 또는 친구 같은 동료들은 마치 오랜 세월 같이 한 것처럼 친근하다.

8시가 되면 김 씨의 업무가 시작된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날, 현대 사람들에게 집에서 가장 기다리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산타가 아닌 택배일 것이다. 김 씨의 담당 구역은 송파구와 잠실 일대다. 티몬의 생필품 카테고리 슈퍼마트를 담당하기 때문에 같은 집을 찾아가는 일이 흔하다.

"저 같이 같은 지역을 계속 도는 기사들은 매일 같은 고객을 봐요. 몇몇 고객 분과는 많이 친해져서 방문하면 음료도 준비해 주고 합니다" 배달을 시작하는 김 씨의 눈에는 피곤함보다 설렘이 맺혀있다.

컴퓨터 수리점을 10년 넘게 해온 김 씨는 갑작스런 경기 악화로 가게를 정리하게 됐다. 가족들을 두고 막막하기만 김 씨가 만난 것은 티몬 슈퍼마트 택배기사 모집 공고였다. 연령 제한, 경력 제한 등이 없었기에 김 씨에게는 희망과도 같았다. 48세 나이에 새로운 직장을 얻는 다는 것이 보통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험 많은 선배들의 교육을 거쳐 현재는 택배업무와 함께 신입기사 교육까지 담당하고 있다. 자신이 신입들을 교육시키는 과정을 설명하는 김 씨는 즐거워 보였다. 4개월 전에 느꼈던 절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저희 현대택배는 분위기가 좋아요. 이쪽이 티몬 담당이라 더욱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다들 가족같이 친하게 지내고 교육도 옆에 태워서 동승교육을 하기 때문에 하루를 같이 보내며 더욱 친해져요"

이윽고 도착한 한 집,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집이다. 벨을 누르자 튀어나오는 것은 엄마가 아닌 아이다. 이제 막 유치원에 입학한 것 같은 아이는 상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매년 이 맘 때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선물이 온다는 것을 경험한 것이다. 아이에게 김 씨는 산타할아버지가 같은 존재다.

김 씨는 아이에게 귀엽다는 말과 함께 상자를 넘겨줬다. 평소 방문이 잦은 집인지 아이의 엄마는 김 씨에게 인사를 한다. 내년부터는 산타복장을 입어야겠다는 농담과 함께 다음 집으로 출발했다.

"저 아이들에게 택배기사는 산타할아버지에요. 아는 거죠. 택배아저씨는 항상 무언가 선물을 가져온다. 저런 모습들을 보면 제 일에 보람을 느끼고 즐거워요. 누군가 나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잖아요. 물론 내가 아닌 상품이지만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뿌듯해 집니다"

하루 평균 100곳이 못되는 집을 방문하면 김 씨의 일과는 마무리된다. 일반 택배기사가 150~200곳을 방문하는 것을 감안하면 여유 있는 편이다. 시간은 오후 4시께 김 씨는 집으로 곧장 가지 않고 회사로 돌아간다. 일과를 마친 기사들이 김 씨의 귀환을 반긴다. 서로 웃으며 그날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다보면 어느새 겨울 해가지고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간다.

항상 이런 식으로 담소를 나누고 헤어지냐는 질문에 김 씨는 "어차피 퇴근 사인해야 해서 회사로 들어와야 해요.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고 일찍 끝나기 때문에 다들 집에 들어가기 아쉬운가 봐요. 다들 이렇게 친해지면 동료애가 커지는 거죠"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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