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PPL(간접광고) 전성시대다. 방송과 영화 등 대중문화 콘텐츠를 활용하는 광고 시장이 나날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PPL에 대한 불편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PPL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날 방송은 '불만제로' 특집으로 멤버들과 시청자의 불만을 해소하는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었다. 시청자들의 여러 불만 가운데에는 멤버인 박명수의 헤어스타일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이에 제작진과 박명수는 한 가발업체를 찾아갔다. 방송 당시에는 시청자 대부분이 이를 코믹한 에피소드로만 생각했다. 논란은 방송 직후 일어났다. 해당 가발업체는 박명수 동생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결국 광고를 위한 방송이 아니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제작진은 곧바로 "촬영장소를 섭외해야 하는 상황에서 박명수의 동생이 운영하는 가발업체에 도움을 요청, 촬영을 진행하게 됐다"며 "이 가발매장을 홍보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방송 내용상 홍보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 또한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명수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웃음을 만드는데 치중을 하다보니 놓친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 신중하게 방송에 임하겠다.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해당 가발업체와 자신의 관계를 해명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무한도전'에 등장한 가발업체는 PPL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언짢은 심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동안 PPL에 대한 시청자의 불편함이 쌓여왔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무한도전'은 방송 도중 뜬금없이 PPL 상품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바 있다. PPL의 방식이 보다 교묘해지고 있는 것도 이번 논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비단 '무한도전'만의 문제는 아니다. 드라마에서는 극 전개와 상관없이 상품 광고가 등장하는가 하면, 예능에서는 광고가 아닌 듯 상품을 등장시켜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tvN '삼시세끼'가 지나친 PPL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다. PPL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