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차사려고? 폴크스바겐 티구안 어때!"
최근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차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많은 지인에게 어떤 차를 선택하는 게 좋을지 물어본 결과 이같은 답변을 들었다. 폴크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지난 10월 판매가 급락하자 11월부터 파격 할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가격 할인은 물론 장기간 무이자 할부 혜택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가의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인 건 인정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함이 느껴졌다. 자본주의 시대에 돈이 최고라고 하지만 환경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망각해버린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 후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대한 독일 본사의 후속 조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미흡하다고 비판하면서도 할인에 나서자 너도나도 구매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소비자들이 해외와 달리 '폴크스바겐 호갱'을 자처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올정도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경우 11월 판매량은 지난해에 견줘 31.8% 감소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일본의 국민성을 느낄 수 있다. 또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판매량도 감소했다.
반면 지난 11월 폴크스바겐의 국내 판매량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11월 신규 동록 차량은 4517대로 10월과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각각 377%, 65.6% 증가했다.
때문에 정부가 배출가스 규제 등 환경 문제에 대해 더욱 강력하게 감시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더라도 소비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쫓아가다 보면 결국 '소탐대실(小貪大失)'하게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