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액정표시장치)는 이제 중국과 기술격차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앞으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최근 만난 디스플레이 전문가 입에서 나온 말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LCD의 경쟁력이 밑바탕이 됐다. 그러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LCD 시장은 점차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기술력 차이도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 중국은 LCD에 이어 OLED 시장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실제 BOE와 에버디스플레이가 내년 상반기에 OLED 생산라인을 증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플렉서블 등 중소형 OLED 제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한국이 글로벌 OLED 시장을 이끌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패널 분야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TV용 등 대형적 OLED 패널을 양산하는 유일한 제조사다.
자발광이 가능하고, 화질과 유연성 등에서 LCD에 우위를 보이는 OLED 패널은 프리미엄 정보기술(IT)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물론 자동차 전장용품에도 OLED가 적용되고 있다.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제품도 OLED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LCD와 OLED는 상황이 다르다며 낙관론을 펴고 있다. OLED는 화학·재료 등의 역량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이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아직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추격에 고삐를 당기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과거 중국은 대만·일본 등에서 연구 인력을 흡수하며 빠른게 LCD 제조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중국업체들이 OLED 분야에서도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 수출 효자 종목 가운데 하나다. 앞으로도 '디스플레이 코리아'의 영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OLED에 대한 역량 강화가 필연적이다. LG·삼성 디스플레이의 노력과 정부의 효과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