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삼성전자 제공
[메트로신문 조한진 기자] 삼성전자가 자체 설계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 AP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을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는 물론 스마트폰 사업에도 날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전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새로운 공정의 독자 모바일 AP를 내년 쯤 공개할 전망이다.
몽구스(엑시노스 M1)로 알려진 이 AP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몽구스는 코브라를 잡아먹는 동물이다. 코드명에서부터 삼성전자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시리즈를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생산했다. ARM은 영국 반도체 지식재산권(IP)업체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ARM이 제공한 IP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제조하고 로열티를 지불한다.
그러나 몽구스는 삼성전자 자체 아키텍처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몽구스는 자체 코어 설계 및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해 기존 엑시노스 7420 대비 45% 이상 처리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엑시노스 7420는 갤럭시S6 등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된 AP다.
최근 스마트폰 전문매체 '샘모바일'이 공개한 벤치마크(성능평가)에 따르면 몽구스(2294점)는 싱글코어 테스트에서는 애플 아이폰 6S에 적용된 AP A9(2487점)과이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멀티코어 테스투에서는 6908점으로 A9(4330점)을 압도했다. 특히 몽구스는 모바일 게임 과 멀티태스킹 등에서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 초 삼성전자가 출시할 전략형 스마트폰 갤럭시S7(가칭) 일부 물량에 몽구스가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7에는 출시 지역에 따라 몽구스와 퀄컴의 스냅드래곤820 등 2~3종류의 AP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몽구스가 시장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는 물론 스마트폰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메모리와 3차원(3D) 낸드에 이어 시스템반도체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쯤 인텔을 넘어서는 종합반도체 회사로의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자체 설계 AP 적용 제품이 확대될수록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유연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AP 내 코어도 자체 설계함으로써 시스템 반도체 역량 레벨이 향상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자체 설계 AP를 활용해 스마트폰 제품 최적화도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