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용기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년 하이브리드(HEV) 전용 모델 AE(프로젝트 명)의 출시를 예고하면서 HEV 명가 토요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판되고 있는 현대차 HEV 중 쏘나타만이 선전하고 있고 그랜저, 기아자동차의 K5·K7 HEV는 판매량이 부진한 상태다.
토요타는 일찌감치 연말에 신형 프리우스 출시를 위해 태국·중국 등의 생산 공정을 중단하고 재정비에 들어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새로 출시될 현대차 AE의 연비는 20㎞/ℓ다. 이는 프리우스 V의 연비 17.9㎞/ℓ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20㎞/ℓ의 연비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고 최근 폭스바겐 배출가스 사태로 인한 국내 규제변화가 AE 출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쏘나타 HEV의 연비는 18.2㎞/ℓ다.
쏘나타 HEV는 올해 1~8월 국내시장에서 8334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146.4% 증가했다. 하지만 그 외의 라인업은 모두 판매량이 부진하다. 그랜저는 올해 1~8월 6692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25.6%가 줄었다. 기아차의 K5, K7 HEV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9%, 30.8% 줄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HEV는 토요타의 프리우스와 렉서스 ES300h가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프리우스는 올해 1~8월 1000대 판매됐다. 렉서스 ES300h는 2680대 판매됐다. 이는 HEV 판매량 5410대중 약 68%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대차가 토요타의 프리우스를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려야 한다. 미국 친환경차 전문사이트 하이브리드카즈닷컴에 따르면 올해 1~8월 미국 HEV 시장에서 토요타는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69.15%의 점유율로 미국 시장을 사실상 점령하고 있다.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은 4.38%다.
이 때문에 AE 출시가 현대차 HEV 라인업을 한 가지 늘리는 것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토요타가 현대차보다 빠른 연말에 신형 프리우스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으면 기존 시장점유율을 더 공고히 하게 될 수 있다.
현대차 측은 경쟁업체 등과 제반 여건 등을 고려해 AE 출시를 연말에서 내년으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디젤 배출가스 사태로 HEV를 비롯한 각종 친환경차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 기회를 현대·기아차가 놓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이 HEV 판매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토요타, 혼다 등 일본 메이커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