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LG디스플레이 제공
[메트로신문 조한진 기자]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가 날로 거세지면서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삼성 디스플레이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CD 패널 시장은 점차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21일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LCD 패널은 높은 공정 가동률과 일부 세트 제조업체들의 설비 신설, 계속되는 판가 인하 압박 등이 맞물리면서 마진이 급격히 떨지고 있다. 올해 4분기에는 '제로 퍼센트 마진'에 도달할 전망이다.
LCD 패널은 지난해 2분기 이후 꾸준히 5% 이상의 이익률을 보장해 왔다. 그러나 올해 1분기 10% 이후 2분기에는 7%, 3분기에는 2%로 급락했다. 4분기에는 0%로 떨어진다는 전망까지 나온 상황이다. 내년에도 공급과잉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향후 글로벌 LCD 패널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현재와 같은 영향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제조사들의 빠른 성장 때문이다. 최근 BOE가 10.5세대라인 투자를 결정하는 등 중국은 빠르게 LCD 패널 생산 물량을 늘리고 있다. 2016년 쯤에는 중국의 생산량이 한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LG·삼성 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플렉시블·폴더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OLED 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가 늦어지면 미래 먹거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은 LG·삼성 디스플레이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OLED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BOE 등이 8세대 라인에 투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관련 기술경쟁력과 생산 투자 속도 등을 고려하면 해외경쟁업체에 비해 절대적으로 앞서 있다"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같은 차별화된 부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한국 IT산업의 지속적 성장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55인치 투명 OLED. /삼성디스플레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