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용기 기자] 한국의 '록히드마틴'을 꿈꾸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독자·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AI의 상반기 매출액의 61%(7924억원)가 수출에서 나왔다. KAI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3003억원, 영업이익 1336억원, 당기순이익 1006억원을 기록했다. KAI는 2020년 목표 매출 10조원의 80%를 수출과 MRO(항공정비) 등 민수사업으로 달성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경공격기 모델 FA-50이 포함된 T-50 항공기 계열은 매출의 42.5%를 차지해 KAI의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KAI는 태국공군과 1284억원 규모의 T-50TH 4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하반기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KAI가 1999년 설립 후 16년간 군수 국책사업 수행경험을 통해 기본 기술은 어느 정도 갖췄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하성용 KAI 사장이 제시한 매출의 80%가 수출인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선 독자·원천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월 KAI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형전투기(KF-X) 체계개발사업도 록히드마틴이 보유한 핵심기술을 이전 받아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KF-X 기술이전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첨단기술의 해외유출을 통제하는 미국정부의 결정이 변수가 될 수 있다.
KAI는 해외업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R&D(조사연구)부문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KAI의 기술개발비는 47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367억원)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KAI는 624건의 국내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등록된 해외특허 7개와 출원 중인 해외특허 5개 등 총 12건의 해외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항공 산업은 미국의 보잉·록히드마틴, 유럽의 에어버스 등 3대 업체가 포함된 10대 대기업이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KAI는 이들 주요 업체들과의 공동개발사업 등을 통해 수출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KAI는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T-X)수주 경쟁에 나섰다. T-X 사업은 고등훈련기 350대 수출, 지상훈련장비 지원을 골자로 하는 10조원 규모의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