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실적악화 상반된 구조조정안
삼성 '군살 도려내는 인원 감축' - LG '효율적 인원 재배치'
[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경제 위기를 피해가지 못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기업을 이끄는 수장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본사 지원부문 인력 감축을 선택한 반면 LG전자는 수 년을 함께해 온 임직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재배치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사내유보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일부 직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시장 정체 등으로 매출이 감소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본사지원부문 인력을 10% 줄이고 내년 일반 경비를 50%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재무, 인사, 홍보 등 본사 지원부문 직원을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며 공개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대신 인사팀과의 면담 등을 통해 퇴직이나 전출을 유도해 전체 지원부문 인력의 10%가량을 줄일 계획이다.
이에 삼성 관계자는 "인원 감축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비용 감축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사내유보금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사내유보금은 181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조1000억원 증가했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인원을 감축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원감축을 통해 살사람만 살자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노동자계급 정당과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아르바이트노동조합 등 청년단체들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재벌의 사내유보금을 통한 정규직 일자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노동자계급 정당 관계자는 "삼성의 사내유보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 매출 감소로 인해 임금피크제나 인력 감축을 진행할 상황은 아니다"며 "경제 위기 이후 단기순이익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는 스마트폰 실적 부진으로 국내·외 판매량은 간신히 적자만 면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준호 LG전자 사장은 보다 효율적인 인원 재배치로 위기를 돌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