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윤정원기자] 남북 고위급 접촉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북측에서는 우리정부에 여전히 도발을 일삼고 있다. 지난 4일 목함지뢰도발을 시작으로 북에서는 연천과 파주지역에 고사포를 파격, 국내외적인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후 어렵사리 남북 고위급 만남이 성사됐으나 사흘째 양측은 제대로 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회담 진행 중에는 북측이 동·서해기지의 잠수함 50여 척을 기동시킨 사실도 알려졌다. 휴전선 일대에는 북한군 포병전력이 고위급 접촉 시작 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같은 긴장 구도 속에 국민의 우려가 증폭됨에 따라 최근에는 "항시 대기하고 있으니 언제든 불러만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상에 게재하는 청년층들이 생겨났다. 지난 21일 국방부 페이스북에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올린 "추가 도발이 있을 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글 아래에만 해도 현재 1만9000개에 달하는 '좋아요'와 18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는 대개 북한과의 전쟁 발발 시 군사력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예비군들이 댓글과 함께 올리는 군복 인증사진은 이제 페이스북 내에서는 유행 수준으로 번졌다.
자국 상황에 관심이 없다고 여겨져 온 젊은층들이 힘을 모아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내용이 퍼지는 모습은 보기 좋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것이 보여주기식 물타기에만 그치는 게 아닌지, 전쟁의 두려움을 희미하게끔 하고 전쟁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지만은 않을지 우려도 된다. 실제로 북진통일론을 외치며 "한판 붙어서 북한 정권을 몰락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글들은 온라인 내에서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오랜 휴전과 작은 몇몇 국지전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쟁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무뎌진 듯하다. 전쟁에는 우리 영토와 우리 국민의 목숨이 달려있다. 아무리 전면전 가능성이 작고 소규모의 국지전으로 끝난다 해도 전쟁의 피해는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갖게 된다. 혹 전쟁이 발발하면 자국을 돕겠다는 청년들의 마음은 아름답다. 그러나 전쟁에서 열심히 싸우기보다는 전쟁이 나는 것을 최우선으로 저지하는 편이 국익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