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용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 토종업체의 저가 공세에 밀려 부진의 늪에 빠졌다. 13년 만에 맞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놓은 대응책은 대폭 가격인하를 통한 '출형경쟁'이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71% 감소한 13만9000원에 마감했다. 3월 18만7000원까지 올랐던 현대차 주가는 연일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아차는 전거래일과 동일한 4만1950원에 마감했다. 5월 기아차 주가는 5만2700원까지 오른 바 있다.
이러한 주가의 흐름은 부진한 판매실적에 따른 결과다. 현대차는 7월 중국에서 5만4160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32.4% 감소했다. 이는 최근 4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3만8대 판매해 33.3% 줄었다. 이 여파로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4월 10%에서 7월에는 7.3%까지 떨어졌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의 판매부진을 중국 토종업체의 저가 공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도 중국 전략형 모델 부족, 노후모델 증가, 중국 토종업체의 저가 제품 공세를 판매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대규모 할인 정책을 내놨다. 기아차 중국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파오(구형 스포티지)의 가격을 5만위안(한화 938만원)을 내렸다. SUV 즈파오(스포티지R)도 2만위안(375만원) 할인된다. 현대차의 중국법인 베이징현대는 투싼(ix35)을 2만3000위안(431만원) 깎아주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는 여전히 가격이 싼 중국산 제품을 찾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중국시장 점유율 1위의 폭스바겐 등 글로벌 업체도 할인 공세에 나섰다. 지엠은 최대 5만4000위안(1018만원)을 깎는 덤핑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할인공세 후 가격인상이 쉽지 않아 건설 중인 중국 4·5공장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허베이성 창저우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4공장을 착공했다. 5공장도 연산 30만대 규모로 충칭시 량장신구에 건설 중이다. 현대차의 7월 중국공장 가동률은 1분기 100%에서 2분기 80%대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연비와 성능이 개선된 모델 투입과 신규 트림 출시 등을 통해 부진을 탈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1700여개인 중국 내 딜러를 내년까지 2000여개로 늘릴 방침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서 모든 메이커는 일정수준 이상의 시장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중국에서 진행되는 가격인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로 하향 안정화되는 과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상황과 연계한 유연한 가격정책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포지셔닝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