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스마트폰 G4(위)와 올레드 TV. /LG전자 제공
LG전자, 보릿고개 길어지나…출구전략 찾기 부심
전략제품 시장서 지지부진…기존 사업 모델로는 반등 쉽지 않아
[메트로신문 조한진 기자] LG전자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야심작으로 시장에 선보인 제품들이 부진하거나 시장 성장이 더뎌 이익률 제고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도 기대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 약 14조7000억원, 영업이익 약 33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당초 시장의 전망을 밑도는 금액이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와 TV 사업을 주도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문의 경쟁력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LG전자는 2분기에 기대작으로 선보인 제품들이 줄줄이 고전했다. 전략형 스마트폰 G4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린 올레드 TV도 높은 가격의 약점을 지우지 못하고 가능성만을 확인했다. 판매촉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의 증가도 LG전자에 적지 않은 짐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 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LG전자의 부담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의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사실상 수익을 양분하는 가운데 LG전자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3분기에 플래그십 모델 출시를 예고하면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LG전자도 G4 후속작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TV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TV세트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점차 영역을 넓히면서 부담이 늘고 있다. 또 LG전자가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올레드 TV 시장의 규모도 아직은 미미해 수익률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TV업계는 2017년 이후에나 의미있는 규모의 올레드 TV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휴대폰과 TV 사업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LG전자의 마진 압박이 크다"며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획기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수익을 견인할 수 있는 '킬러 아이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확실한 차별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면 앞으로도 시장에서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