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충격보다 약해"...항공수요 회복 기대
이란 핵협상 타결로 국제유가도 약세 '호재'
[메트로신문 김민지기자] '항공주'가 메르스 악재를 딛고 다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라 저유가 기대감이 번지면서 항공주가 그 혜택을 누릴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리면 가뜩이나 공급 초과 상태인 원유 시장에 이란 물량까지 풀려 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핵협상이 타결됐다고 이란 원유 공급이 단기적으로 급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심리적인 측면에선 유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전일대비 1.89% 오른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이날 장중 내내 상승세를 이어가다 보합권에 머물렀다.
증권가에서도 "항공주가 메르스 악재 해소와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본격적인 반등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항공여객 감소는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것으로, 사스나 신종플루 등 과거 사례를 보면 사라지는 수요가 아니라 중장기 이연 수요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이후 안정적인 항공 수요 확보가 예상된다고 송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또 "인천공항 확장과 항공사별 대규모 항공기 투자 등으로 중장기 성장성도 높다"면서 업종 최선호주로 '대한항공'을 추천했다.
송 연구원은 "대한항공 주가는 2분기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저평가 국면"이라며 "지난 7일 종가 기준 2015년, 2016년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13.2배, 7.0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2배, 1.0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사스의 사례로 미뤄볼 때 국내 항공주 주가도 실적에 선행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주의 주가는 탑승객 수와 탑승률 등 실적 데이터에 앞서 완만히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업계가 메르스로부터 받는 충격이 사스 발생 당시의 충격보단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현재 주가에서 20%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 "항공 업황의 펀더멘털(기초여건)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하게 항공주 투자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2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아시아나항공의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000원, 100억원으로 추정돼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따라서 항공주에 대해 재차 관심이 필요한 시기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