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박상길기자] 재벌 오너들간 자존심 대결을 벌였던 면세점 대전이 끝났다.
관세청은 지난 10일 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로 HDC신라, 한화갤러리아, 하나투어 SM면세점, 제주관광공사를 선정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낙찰 결과였지만 황금티켓 한 장의 강력한 후보였던 신세계의 탈락에 대해선 업계에서 뒷말이 많다.
탈락한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가 탈락해서 슬픈 것보다 신세계 탈락의 기쁨이 더 크다"고 말할 정도다.
신세계의 면세점 탈락은 다른 여러가지 평가 항목이 종합적으로 고려됐겠지만 무엇보다 홍보전략 실패가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타 경쟁 재벌들이 조용한 홍보전략을 펼친 것과 달리 신세계는 유독 '요란한' 홍보로 업계의 눈총을 샀다.
신규 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한 회현동 본점 본관은 '국내 1호 백화점'으로 포장돼 대대적으로 홍보됐지만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이 민족자본으로 세운 첫 번째 백화점은 1932년 서울 종로 2가에 문을 연 화신백화점이다.
남대문시장을 등에 업고 '상생'을 강조한 홍보도 입방아에 올랐다.
신세계는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중구청과 남대문시장을 살리기 위한 MOU(양해각서)만 두 번씩이나 체결,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남대문 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특히 남대문 시장 수입상가 상인들은 신세계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 그나마 없는 손님을 다 뺏어가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면세점 심사 직전 발표한 한국판 트레비 분수 조성도 실상은 아무런 내용이 없었다.
신세계는 면세점을 과대 포장한 홍보에 치중만 했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주차 공간에 대한 홍보에는 미온적이었다. 차량 정체가 심한 명동 상권에 면세점 부지를 낙점했으면서도 뚜렷한 주차 방안은 알리지 못했다.
신세계 홍보실은 과장 홍보에 그치지 않고 다른 경쟁업체들을 비난하기까지 하며 업계의 공분을 샀다. 업계 관계자는 "가만있으려고 하는데 신세계가 자꾸 디스를 해 더 이상 못참겠다"며 토로할 정도였다.
'윤리경영'을 표방한 신세계의 홍보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담당자들은 곰곰이 반성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