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수정기자] 중소 화장품 업체들이 상장을 추진하면서 화장품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10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토니모리는 지난 1∼2일 진행된 일반공모 청약에서 771.08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에서도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3만2000원에 결정됐는데 이는 해외 진출 성공 레퍼런스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20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토니모리가 높은 평가를 받자 하반기 주자로 나서는 네이처리퍼블릭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오는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효과에 힘입어 적자에서 탈출했다. 2009년 론칭 이후 2011년을 제외하고 적자에 시달려왔으나 지난해 2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도 2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0% 성장했다.
이들 업체들은 상장을 토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토니모리만 해도 중국에 300억원을 쓰겠다는 통 큰 공약을 내걸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연말을 목표로 중국 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추진 중이다.
업체들의 상장이 반가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국내 화장품 시장은 겉으로는 중국발 특수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지만 오래전부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라는 2강 체제가 굳어진 탓에 중소 업체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힘들었다.
대기업은 자본을 이용해 매장을 넓히고 브랜드 규모를 키워왔지만 중소 업체나 브랜드숍 후발 주자들은 마케팅 등 투자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들이 있어 시장 진입 장벽은 낮지만 사실상 수익을 내기는 힘든 구조인 셈이다. 상장은 이들에게 '디딤돌'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2강 체제가 깨지고 다강 체제가 오는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