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전기자동차리더스협회가 9일 서울 코엑스 회의장에서 전기차리더스포럼을 열고 있다.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이 향후 3년간 변화가 없으면 비전도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전기차를 못 만드는 국가다."
문승일 기초전력연구원장(서울대 공과대 교수)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기차리더스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원장은 포럼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국도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데 반해 우리는 일본처럼 정체돼 있다"며 "앞으로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동안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 비전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정부가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지금 현실은 4년간 2800대에 그쳐 7%대 수준"이라며 "충전인프라 역시 지난해 3만2015기가 보급될 계획이었으나 2679기 보급으로 목표 대비 7%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문 원장은 지금의 보조금 지원 대신 충전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전국을 n분의 1로 나누지 말고 지역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양산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집중 지역으로는 서울과 제주, 빛가람 에너지밸리 3곳을 꼽았다.
문 원장은 "엔지니어로서 볼 때 전기차 모터가 기존의 엔진보다 싸다"며 "5만대의 수요가 생기면 지금의 반값에 양산이 가능하고 효과는 2배가 돼 기계차와 경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아차 쏘울 전기차를 타봤는데 이는 기존 차를 개조한 수준"이라며 "대한민국은 아직 전기차를 못 만드는 국가다. 우리는 중국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계차는 우리가 앞섰지만 전기차는 중국에 뒤처졌다"며 "중국 선전에는 전기택시 100대, 전기버스 700대, 관용차량 500대가 다니고 시내충전소 17곳이 설치됐다. 정부가 나서 제도를 만들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학계의 이같은 지적에 담당 부처에서는 다소 추상적인 목표 제시를 여전히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앙정부가 나서 법제도와 규제를 현실적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데에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입을 모았다.
박연재 환경부 교통환경과 과장은 "국내 전기차가 3년 전 기아 레이 1종에서 현재 6종으로 늘었다. 내년에는 현대차에서 전기차 전용모델이 나온다"며 "당초 2020년까지 100만대가 목표였으나 현 정부는 20만대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해외 주요국과 비교 시 아직은 초보적인 시장형성 단계"라며 "외국은 전기를 그냥 꼽으면 가는데 우리는 누진제로 세금 폭탄을 맞기 때문에 풀어야 될 숙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7년까지 어디든 제약 없이 전기차 운행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2016년 전기차 1만대 보급(고속전기차 9900대, 전기버스 100대)과 완속충전기 9900대 제작사 일괄설치, 급속충전인프라 150기(누적 487기) 설치를 추진한다"고 전했다.
정흥순 서울시 서울시 대기관리과 과장은 "G밸리를 전기차 밸리로 만들어 입주기업 간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서울형 전기차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2018년까지 전기차 1003대를 보급하고 충전인프라 4031기를 설치해 G밸리를 세계 최고의 전기차·친환경 특화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 전기승용차 50대를 도입하고, 타당성을 검토해 내년부터 전기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G밸리 입주기업용 전기 셔틀버스 도입 계획은 2016년 1대, 2017년 2대, 2018년 3대다.
정 과장은 "서울시내 전기버스 보급은 현재 제로(0)"라며 "이 역시 보급 재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정호 제주도 에너지산업과 과장은 "국내 전기차를 활성화하려면 환경적 여건을 갖춘 제주에 우선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며 "전기차 보급과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전기자동차리더스협회(협회장 김필수)가 주최한 포럼에는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협회는 매년 정책 및 기술 분야 정기포럼(연 4회)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기후환경변화 대응과 생태복원을 위한 전기자동차 보급 활성화 정책 토론회'를 주제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