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해 삼성과 엘리엇이 각각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메트로신문
삼성, "건설부문 매출 2020년에는 23조6000억원 성장 가능"
엘리엇 "양사 건설사업에는 공통점 없어 시너지 효과 기대 못해"
증권업계와 전문가들도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 달라
[메트로신문 이정경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합병 공시 직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다만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주가 향방은 예측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주 거래 마감일이었던 26일 삼성물산 주가는 6만6300원이었다. 그보다 한달전인 5월 26일,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을 발표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5만원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지만 합병 공시 직후 주가는 상한가를 친 후 7만원대로 상승했다 최근에는 6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제일모직 주가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1만3000원에 첫 거래를 시작한 제일모직 주가는 올해 1월 2일과 4월 23일을 제외하고는 17만원을 넘긴 경우가 없다. 그러나 합병 공시날에는 상한가를 쳐서 18만8000원까지 상승했고 최근에는 17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삼성 측은 합병 발표 당시 청사진에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할 경우 통합 삼성물산은 2020년 60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건설부문 매출은 2014년 16조2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23조6000억원으로 성장한다고 밝혔다. 26일에는 자사 홈페이지에 양사가 합병할 경우 시너지 창출을 통해 6조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생긴다며 설명을 보강하기도 했다.
반면 엘리엇 측은 이와 상반된 주장을 통해 합병 시너지, 특히 건설사업 부문의 시너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엘리엇은 "이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 6년간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이었던 14.0%보다도 적은 수준"이라며 삼성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우 복잡한 기반시설과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지만 제일모직은 단순한 빌딩과 리모델링이 대부분"이라며 "양사의 건설사업에는 공통점이 없어 시너지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마다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견도 상이했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한 국내 증권사들은 합병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으로 건설사업이 통합되면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일모직의 패션·식음료서비스가 해외 진출할 때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의결권 행사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합병이 시급하게 필요한 경영 환경이나 명백한 경영 시너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채이배 연구원도 합병 발표 당시 "삼성가에 돌아가는 이익을 제외하면 사업적인 측면에서 합병의 근거가 전혀 없으며 시너지 효과도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병에 대해 "사업적 시너지 효과보다는 삼성가 3남매가 삼성전자의 지분을 갖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