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을지로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정성립 사장(가운데)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종합기획부문장인 조욱성 부사장(왼쪽)과 재경부문장인 김열중 부사장이 동석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향후 STX프랑스를 인수해 크루즈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임을 암시했다.
인수자금은 대우조선이 보유한 서울 당산동 빌딩을 팔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25일 서울 을지로 대우조선 본사에서 CEO(최고경영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뜻을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의 미래는 결국 선박에 집중하는 쪽으로 가야한다"며 "해양플랜트, 첨단상선, 잠수함 등 특수선 3개의 포트폴리오로 회사를 운영 중이다. 미래를 생각하면 크루즈 분야도 대우조선이 가야할 분야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STX프랑스는 2020년까지 물량을 확보했고 재무상태도 플러스로 가고 있다"며 "STX프랑스는 우리나라 인식처럼 어려운 회사는 아니고, 세계에서 가장 크루즈를 잘 짓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STX프랑스를 대우조선이 산다고 하면 300억원 정도"라며 "당산동 빌딩이 시가 450억 정도 한다. 그 빌딩 하나 팔아서 크루즈 조선소를 인수하면 괜찮은 장사"라고 덧붙였다.
인수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을 전했다.
정 사장은 "크루즈는 주체가 사람이고 문화가 들어간다. 이제까지는 서유럽이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동아시아 승객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이 과정이 5년에서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러 여건상 일단은 인수 건에 대해 잠정 파일을 덮어뒀다. 언제 재검토를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크루즈선 자체는 회사가 가야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정리에 관해서는 옥포조선소 본업에 도움이 되는 곳은 키우고, 그렇지 않은 곳은 팔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중국의 블록공장과 부산의 설계부문 자회사인 디섹을 예로 들며 "중국에서 양질의 블록을 싸게 들여와 경쟁력이 올라갔다. 디섹 역시 거제도 대비 설계요원 인건비를 낮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풍력사업은 수요가 줄어 자생이 어렵다"며 "좋은 원매자가 나오면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2분기 실적에 관해서는 해양부문 손실이 반영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서 상당히 많은 적자 요인을 발표했는데 해양 쪽에서 많은 손실을 기록 중"이라며 "3사가 비슷한 비중으로 해양부문 사업을 하고 있다. 실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대우조선에도 어느 정도 손실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종합이 되면 2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자연스레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한조선과 STX 등 중견조선소에 대해 합병이나 위탁경영 및 자금지원 없이 공동구매 등의 방법으로 돕는 방법을 검토 중이며 △2000년 워크아웃을 통해 이미 많은 인력 조정을 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