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회항 사태 이후 한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검찰 수사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를 시사한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조사를 받고 있는 싸이버스카이는 조 회장의 세 자녀가 똑같이 지분 33.3%씩을 쥐고 있다.
대한항공 기내잡지 광고와 면세품 통신판매를 독점하는 회사로, 지난해 내부거래는 전년 대비 10% 넘게 늘어났다.
싸이버스카이는 지난해 계열사들로부터 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약 36억원 대비 11%가량 증가한 것으로, 총 매출의 83.7%에 달하는 규모다.
계열사별 매출을 보면 대한항공 35억6000만원, 한국공항 2억4900만원, 칼호텔네트워크 8300만원, 한진 58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3% 증가한 12억3100만원을 내면서, 25.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싸이버스카이는 최근 5년간 20%가 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부거래가 늘어났다"며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뭐라고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조사와 함께 이번에는 조 회장의 언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달 중순 프랑스 파리에어쇼가 열린 르부르제 공항에서 세 자녀의 역할 변화를 묻는 기자단 질문에 "세 명이 각자 전문성이 있으니 전문성을 최대로 살리겠다"고 답한 것이다.
조 회장이 장녀의 경영 일선 복귀를 암시하면서, 조 전 부사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지 한 달도 채 안된 마당에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파리에어쇼에서 13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신규 항공기 100대를 도입한 것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거대권력 집단인 항공기 제조사들의 지지를 얻어 현지에서 진행 중인 회항사건 재판을 유리하게 다지면서,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꾀하기 위해 경영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950억원에 당기순손실 457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진그룹은 검찰의 수사까지 받으며 난관에 봉착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성환)는 22일 서울 소공동 한진과 공항동 대한항공,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3곳을 압수수색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조 회장에게 청탁해 자신의 처남을 그룹 관계사에 취업시켰다는 의혹이 발단이다.
한진그룹 측은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조 회장은 이 사안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문 의원의 처남이 취업했던 미국 브릿지 웨어하우스사는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은 별개법인으로 한진그룹과 관련이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