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지만, 랠리 지속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안갯속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론 지수가 반등할 여건이 마련됐다"면서도 "상승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23일 코스피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완화된 데 힘입어 2080선을 뛰어넘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6.04포인트(1.27%) 오른 2081.20으로 마감해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수는 16.14포인트(0.79%) 오른 2071.30으로 개장한 뒤 기관의 매수세 속에 빠르게 고점을 높였다. 코스닥은 연중 고점을 새로 찍으며 시가총액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날 증시가 상승한 것은 그간 증시의 발목을 잡아온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간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관련 회의를 이번 주 중에 다시 개최하기로 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모든 것이 잘된다면 우리는 이번 주 후반에 최종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대내적으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한 기대감도 지수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지수가 상승 흐름을 타겠지만, 중장기적인 상승 동력은 찾기 어렵다"면서 "추경 규모 등에 따라 코스피가 2100선에 안착할지 다시 박스권으로 돌아갈지 좌우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선 정부의 경기보강책과 수급여건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 동향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 들어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9997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이에 반해 줄곧 순매도를 해오던 기관은 지난 16일 이후 6거래일째 매수세를 나타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가 봉합되기 전까지 외국인들의 귀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관의 행보에 코스피의 반등 폭이 달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메르스 영향으로 인한 내수 위축과 기업 2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등도 부담 요인이다. 그리스 협상 역시 최종 타결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스는 여전히 추가 긴축을 반대하고, 독일을 포함한 주요국 재무장관들은 아직 협상을 낙관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내놔 불확실성은 잔존해 있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그리스 이슈에 이어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업종·종목별 수익률 차별화 흐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