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재용 부회장 생일(23일)날 해우소(解憂所)를 찾아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생일(23일)을 맞았다. 이 부회장의 48번째 생일상에는 엘리엇 매니지먼트, 메르스, 영업부진 등 고민거리가 차려져있다.
이 부회장은 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1일 이 부회장은 두 재단의 이사장으로서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며 후계자로서 첫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부친 이건희 회장이 1년간 와병중인 기간에 나름대로 안되는 방위산업 등은 한화그룹에 매각하고 IT와 의학, 바이오산업 등 미래먹거리 발굴에 노력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편작업을 통해 역동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4일 미국계 해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이 부당하다며 합병을 반대하고 나섰고, 이후 엘리엇은 두 건의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은 다음달 17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 300만주 위임을 목표로 세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은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메르스 확산의 2차 진원지로 지목된 삼성서울병원도 이 부회장의 큰 고민거리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국회 출석 여부도 거론되고 있다.
주력사업도 고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갤럭시S6' 시리즈 판매가 예상 밖으로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지금은 주주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할 시점이다. '비 온 뒤 땅 굳어지듯', 이재용 부회장이 생일날 만큼은 평소 만나지 못한 해우소(解憂所) 같은 친구와 지인도 만나고 해서 여론의 동향을 냉정하게 파악한 후 재계 1위 그룹 후계자에 걸맞는 돌파구를 마련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