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좋은미래 토론회 '이문현답(異問賢答)-한국정치 쇄신의 과제'에서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뉴시스
[메트로신문 윤정원기자] "선거에서 세금을 올리겠다는 정당은 승리할 수 없다."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가 진보의 복지 담론에 일침을 가했다.
이 교수는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주최로 열린 '이문현답(異問賢答)' 강연회에서 새정치연합을 향해 "대안세력으로 집권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경기도지사 선거 때 보듯 복지에 편중해 쓸데없는 무상시비를 일으키는 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를 위해서는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 선거 필패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새정치연합이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책과 노선을 수정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지금 인적 쇄신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는 사실 마지막에 나오는 것"이라며 당의 방향성을 꼬집었다. 이어 "새정치연합이 집권하려면 정책과 노선을 상당히 오른쪽으로 수정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경우 다른 보수정당이 없어 좌클릭을 하는 만큼 외연이 확대되는 면이 있지만 새정치연합의 경우 다른 진보정당이 있어서 좌클릭을 하면 외연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국 노동당의 총선 참패가 예시로 사용됐다. 이 교수는 "진보만이 옳다고 생각하면 영국 노동당이 대처 보수당에 연패한 것처럼 된다"며 "노동당 지도부인 강경파들이 선거에서 계속해 패배하면서도 '우리는 우리 길을 간다'며 노조가 센 지역구에서만 하다 만날 졌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보수층이 의외로 강고해 자기들이 원하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지는 못해도 싫어하는 후보는 떨어뜨릴 능력이 있다고 본다"며 "비토의 대상이 되어선 곤란하다"고 조언했다. "최소한 그런 사람의 비판을 누그러뜨리는 전략 같은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들은 과거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이 없는 데 비해 야당 의원들은 너무 두 전직 대통령에 묶여 한 발자국도 못 나가고 있다"며 "두 대통령을 역사 속으로 흘려보내고 그분들의 강점과 단점을 모두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 선거도 잘하고 집권 후에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9월 박영선 전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외부 인사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했으나 당내 반발에 부딪혀 합류가 무산됐다. 이 교수가 과거 한나라당 비대위원을 역임하는 등 보수적 성향의 인사라는 점이 논란이 됐다. 그 과정에서 더좋은미래 소속의 강경파 초·재선 의원들도 거칠게 반발했다. 이후 이 교수가 새정치연합 의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