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대니얼 매코믹 미 육군 화생방 합동관리국 참모부장미국 방산협회가 주최한 '화생방 방어능력포럼'에서 미국의 '생화학방어 프로그램(CBDP)'을 소개했다/미국 방위산업협회제공
주한미군 탄저균실험, 북한위협은 핑계였다
목성 프로젝트는 미국 생화학전 '30년 로드맵'의 일부
탄저균 실험 들통나자 주한미군 "북한 탄저균 대비용"
[메트로신문 정윤아기자] 주한미군의 탄저균 실험은 자국의 생화학전 30년 장기계획의 일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한미군은 살아있는 탄저균의 배송사고를 계기로 오산기지에서의 탄저균 실험 사실이 들통나자 북한의 탄저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우리 국방부도 같은 이유로 탄저균 실험이 포함된 미국의 주피터(목성) 프로젝트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미국은 올해 공개자료를 통해 목성 프로그램이 자국의 생화학방어를 위한 '30년 로드맵'의 일부라고 밝혔다.
18일 메트로신문이 입수한 미국 방산협회의 화생방 방어능력 포럼자료에 따르면 대니얼 매코믹 미 육군 화생방합동관리국 참모부장은 지난달 7일 열린 협회 포럼에 참석해 미국의 생화학방어 장기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30년 로드맵이라고 명명된 프로그램이다.
로드맵은 2012년을 원년으로 잡아 2048년까지 추진해야 할 세부프로그램들을 설정했다. 목성 프로젝트는 2012년에 시작해 중간단계를 2015년까지 완료하고 최종적으로 2017년까지 완료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중간단계 완료 결과는 CALs라고 불리는 다른 프로그램에 반영하도록 되어 있다.
CALs는 국내외의 다양한 사용자들과 임무를 지원하기 위한 확증 분석 능력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2045년 완료가 목표다.
실제 미 국방부가 공개한 목성 프로젝트 관련 자료에 따르면 목성 프로젝트는 2012년 11월 수립돼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30년 로드맵과 함께 프로젝트가 수립되고 추진됐다는 방증이다.
한국이 탄저균 실험장소롤 선택된 이유와 관련해 목성 프로젝트 책임자인 피터 이매뉴엘 박사는 2014년 12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지도부가 요청했고, 그들의 아이디어가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국의 자산이 집중돼 있는 나라이자 친근하고 호의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탄저균 위협 때문이라는 주한미군 설명과는 달랐다.
이매뉴엘 박사는 목성 프로젝트 참가국에 대해 호주, 영국, 한국을 지명했다. 탄저균 오배송 사고조사가 진행되면서 한국 외에 호주, 영국, 캐나다, 일본에도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탄저균 실험이 한국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30년 로드맵의 일부로 탄저균 실험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매코믹 참모부장은 30년 로드맵을 미국 방산업체에 설명하면서 "미국의 화생방 예산이 더 늘어나지 않는다"며 업체들의 전략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 방산업체들까지 알고 있는 사실을 우리 국방부는 언론의 폭로 이후에야 처음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