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삼성SDI 합병 통해 이재용 부회장 계열사 지배력 강화 관측 나와
[메트로신문 이정경기자] 이명진 삼성전자 IR그룹장의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SDS)의 합병 가능성 일축 이후 삼성그룹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다음으로 삼성SDS와 삼성SDI를 합병할 것이란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18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후 삼성SDS를 통한 삼성전자 지분 확보는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히려 삼성SDS와 삼성SDI를 합병해 삼성전자의 지배력이 없거나 약한 관계사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와 삼성SDS 합병보다 삼성SDS와 삼성SDI 합병을 먼저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을 11.25% 갖고 있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각각 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이 0.49% 갖고 있을 뿐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발표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할 것이란 전망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 바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하면 오너 일가와 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이 늘어나고, 수조원의 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삼성 측은 양사의 합병을 여러 번 부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이 삼성SDS 주식을 처분할 것이 아니라 삼성SDI와 합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 연구원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산업계열 관계사 지분확보를 완료, 지배구조 개편의 밑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며 삼성SDS와 삼성SDI의 합병을 예상했다.
그는 "통합 삼성물산과 통합 삼성SDS(SDS+SDI) 가정시 호텔신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삼성그룹 산업계 계열사는 3세의 지배구조 아래에 놓이게 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이 합병에 성공하게 되면, 이후 삼성SDS와 삼성SDI가 합병하고 그 다음으로 통합 삼성SDS와 삼성전자가 합병한다면 삼성그룹 산업계 계열사의 수직 지배구조 완성뿐만 아니라 3세의 삼성전자 지배 지분도 늘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 지주사 전환을 고려하더라도 이미 토대는 완성된 상태다.
아울러 백 연구원은 "삼성SDS-삼성SDI 합병시 합병비율은 제일모직-삼성물산의 비율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주가 움직임을 감안하면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관측했다.
한편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S의 주가는 삼성SDI와의 합병 가능성에 전날대비 4000원 (1.57%) 상승한 25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삼성SDI는 전날대비 500원 (-0.41%) 하락한 12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