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자동차용 배터리 모듈. /삼성SDI 제공
[메트로신문 조한진 기자 ] 삼성이 전기 자동차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공격적인 특허 출원은 물론, 관련업체에 투자를 늘리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삼성은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3094건의 자동차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삼성의 자동차 관련 특허는 구글과 애플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만 삼성은 632건의 자동차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간 구글과 애플의 자동차 관련 특허는 각각 147건, 78건 이었다.
현재 구글과 애플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동차 시장을 노리고 있다. 두 회사는 커넥티드 자동차 시장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구글(안드로이드오토)과 애플(카플레이)은 완성차 업체들과 커넥티드 자동차 플랫폼 탑재를 조율하고 있다. 구글은 자율주행자동차까지 테스트하며 잰걸음을 하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시장에서 구글·애플과 경쟁하고 있는 삼성 역시 전기자동차 관련사업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삼성 관계자는 "자동차사업 진출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가능성 있는 분야로 생각하는 분위기는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은 콕스 오토모티브, 콘티넨털, 웨스틸리 그룹 등과 손잡고 스마트카 부품 제조업체인 빈리에 65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빈리는 어떤 차에서도 구동될 수 있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다.
삼성이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업계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주목하고 있다. 세계 수준의 제조기술력을 갖고 있는 삼성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 경우 삼성SDI의 배터리·소재 기술이 큰 힘을 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밀고 있는 사물인터넷(Iot)과 운영체제(OS) 타이젠 등도 자동차 관련 사업에 접목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의 자동차 특허를 분석한 포브스는 삼성이 배터리와 연료전지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기술과 배터리기술 등을 갖고 있는 삼성은 (자동차 시장 진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기존에 자동차 시장에서 철수 했던 경험이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은 올해 210만대 규모에서 2017년 470만대, 2020년 770만대로 연평균 24% 이상 성장이 전망된다.